정봉주 전 의원이 9일 성추행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 피해자가 "정 전 의원과 당시 만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끝까지 파렴치한 모습에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관련기사 : “정봉주, 성추행 사실 전면 부인”)
피해자인 현직 기자 A 씨는 이날 <프레시안>과 한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이 배포한 성추행 의혹 해명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저를 한순간에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오후 두 시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2011. 12. 23. 렉싱턴 호텔 룸에서 A 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다.
A 씨는 "혹여나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 나 자신이 실망스러울 정도"라며 "한때나마 지지했던 지지자로서 배신감이 들고 참담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 전 의원이 '23일 행적'을 강조하며 사건의 본질 자체를 흐리고 있다며 "마치 달을 보라고 가리켰는데 손가락을 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을 앞두고 있었으니 매우 바빴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약속 시각보다 한 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고, 기다리는 동안 중간중간 '바빠 늦게 도착해 미안하다'는 식의 문자를 남긴 게 기억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시간이 지나 정 전 의원은 헐레벌떡 뛰어들어왔고, 정작 만난 시간은 20분 정도도 안 됐을 것"이라며 "잠깐 '들렀다' 가기엔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봉주 전 의원은 23일 행적을 나열하며 알리바이를 구성하고 있다"며 "'날짜 오류다', '그러니 너의 증언은 거짓이다'라는 것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을 만난 뒤 일산 친구 집에서 친구 두 명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고, 그날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며 "그날 페이스북에 친구들과 만난 일을 올렸고, 그게 2011년 12월 23일이었기 때문에 사건 당일을 그날로 추정하는 것"이라며 '날짜 오류'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정 전 의원과 제가 만난 곳은 '호텔 룸'이 아니라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안에 있는 룸"이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놨다.
그는 "제가 안내받은 방은 창문이 없고 하얀 커버가 덮인 테이블이 있고, 6~8인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 룸 안에 옷걸이가 따로 있었는데, 황급히 나가려고 옷걸이 쪽으로 다가가 코트를 입는 저에게 정 전 의원이 급하게 다가와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당일, 그리고 그 후 여러 명의 친구와 지인들에게 당시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고, 심지어 피해 사실을 써서 보낸 이메일도 남아있다"며 "정 전 의원이 당시 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제가 6~7년 전부터 사건을 기획했다는 얘기인 거냐"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 [단독] "정봉주 '네가 애인 같다'…새벽에 '와줄 수 있냐'")
A 씨는 마지막으로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말하는 상황이 어이가 없다"면서 "차라리 법적 대응을 해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곧 입장문을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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