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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아들은 '만사척통', 딸은 0.01% 이중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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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재완 아들은 '만사척통', 딸은 0.01% 이중국적자

[청문회] 아들 스포츠카 차명 보유 파문, 청문회 전날 생질부에 돌려줘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말썽이다. 박 후보자의 아들은 고종사촌 형의 부인 이름으로 고급 스포츠카를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딸은 이중국적을 보유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은, 대한민국 0.01%에 속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장관 청문회는 무사히 통과했지만 이번에는 자녀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보인다.

기재부장관에 발탁된 과정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박 후보자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개각 발표 50분 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6일 7시에 개각이 발표됐음을 감안하면 6시 10분 경 "기획재정부장관에 임명됐다"는 전화를 처음 받은 것. 당시 박 후보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이었고, 노동부는 개각 대상이 아니었다. 멀쩡한 부처 장관을 빼낸, 전형적인 '돌려막기' 개각이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불과 8일 전에 장관 후보자가 될 것을 통보받기도 했다. 이번 개각의 '컨셉'이 '졸속 개각', '코드 개각', '마이웨이 개각' 이라는 야당 주장을 입장해주는 정황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 "스포츠카 청문회 전날 돌려줘…'만사형통' 아니라 '만사척통'이냐"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아들이 사실상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제네시스쿠페(시가 3000만 원~4000만 원) 자동차를 재산 등록에서 누락했다는 의혹, 그리고 박 후보자가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이 의원은 "최초 의혹 제기 당시 박 후보자는 '아들 차를 팔고 새차를 살 때까지 빌려탔다'고 해명했는데, 아들 차가 원래는 윈스톰이라는 차인데 3월 14일에 매각했다. 그런데 (제네시스쿠페는) 3월 4일 이 차를 출고했다. 사실 새 차를 사고 차를 판 거니 거짓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경솔한 행동으로 오해를 살 수 있게 된 점, 논란을 빚게 된 점은 송구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제 아들의 고종사촌 형이 자동차 회사 다니는데 사원에게 특별 할인을 해주는 게 있다. 그게 3월 초의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네시스쿠페는) 제 아들의 고종 사촌, 저에게는 생질이 되는 사람의 차량이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제 아들의 차 윈스톰이 11만 킬로미터를 뛰어서 고장이 잦고 차를 바꾸고 싶어하는데 청년층이 좋아하는 저 차(제네시스쿠페)를 산다고 해서 제가 반대한 적은 있다. 미혼이고 월급도 적은데 사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미련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절친한 고종사촌에게 아들이 부탁했고, (아들이 고종사촌 형에게) '차를 살 수 있으면 사서 형수가 복직할 때 타라고 설득해보고, 그게 부담 되면 내가 인수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차량은 (청문회 하루 전날인) 어제 (고종사촌 형의 부인에게)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이종걸 의원은 "후보자 아들 트위터를 보면 본인이 'K7 모델과 제네시스쿠페 중에 어떤 것을 구입할 지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구입 당시부터 고민을 한 것이다. 그리고 3월 4일 차 출고날 트위터에 '오늘 출고 새차 나온다. 즐겁다' 이런 멘션을 했다. 본인 차도 아닌데 임시로 빌려타는 차에 이렇게 기뻐할 일이 있겠느냐. 이날 여러 글을 올린다. 차량 부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도 나오는데, 마음대로 남의 차량을 튜닝하는 일이 있을 수 없겠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의 아들은 차량의 계기판 등을 찍은 이른바 '인증샷'도 여러 차례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지금 이 트위터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청문회 하루 전에 차를 생질부에게 준 것은 문제가 생길까봐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원래 자동차 소유자가 생질부라면 추가적인 자동차보험 계약을 새로 해야지. 자기(박 후보자 아들)가 자신의 명의로 유일하게 보험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3월부터 6월말까지 4개월 탈 것이기에 아들 명의로 보험에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전 의원은 "모든 것을 다 친척 탓으로 돌리는 '만사 형통' 아니라 '만사척(戚)통'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완 딸, 대한민국 0.01% 이중국적자…한국 국적 버렸다 재취득"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이중국적을 합법적으로 보유하는 혜택을 받게 된 4000여 명에 박 후보자의 딸이 포함돼 있음을 지적했다.

박 후보자의 딸은 1987년 미국에서 태어나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이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지난 2005년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중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한국 국적이 상실되도록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후, 지난해 4월 정부는 '국적법 개정안'을 냈다. 이중국적자 중 우수인재, 해외입양인 등에 대해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만 하면 복수 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박 후보자의 딸은 출생에 의한 이중국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만 22세가 되기 전 국적을 선택해야 했지만, 박 후보자 딸은 지난해 국적 선택을 하지 않아 한국 국적을 자동 상실했다.

당시 국정기획수석을 지내던 청와대 핵심 인사의 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실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이게 문제가 되자 지난해 8월 노동부장관 후보자 신분이던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지난달(7월) 법무부에 한국 국적 취득 신청서를 낸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게 곧 '이중국적'을 합법적으로 취득하겠다는 신청서였던 셈이다.

이정희 의원은 "확인해보니 개정법의 혜택을 4000명이 받았다. 대한민국 0.01%. 그게 누군가. 확인해보니 후보자 딸이 이 혜택을 받았다"며 "외국 국적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적 갖겠다고 하는 선택이 열려 있는데, 대한민국의 큰 혜택 받은 박 후보자, 민간이 아니라 대통령 핵심 역할을 하고 장관을 지낸 분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박 후보자는 "그 때가 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여서, (미국 국적) 포기를 못했고 학업 마치고 귀국해서 다시 국적 회복 절차 밟기 시작한 것인데, 당시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국적 회복. 뭐라고 해야되나...취득 포기 절차를 밟기 어려웠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말을 더듬었다.

그 이후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려다, 개정된 법의 혜택을 받고 결국 '이중국적'을 선택한데 대해서도 박 후보자는 "딸인데 병역 의무와도 무관하고 원정출산을 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느냐.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킨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여러 여건 마련 차원에서 법을 개정한 것이고, 그런 취지로 이해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희 의원은 이에 대해 "후보자 딸은 개정 국적법 혜택을 받은 대한민국 0.01%다. 그런 딸을 갖고 대한민국 99.9% 국민을 향해 정책을 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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