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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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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한국, 중국·러시아와 손 잡아야 하는 이유

북미 간의 상호 언어 폭격전이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이와 관련 필자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했다. 그 곳에서 현재의 동북아 시국에 대해 "현 상태로는 동북아를 둘러싼 '승자팀 Vs. 패자팀 구도'만 계속 고착화될 뿐"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패자 중의 패자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위의 "승자팀 Vs. 패자팀 구도"는 1995년부터 20년 이상을 일본과 미국, 특히 2004년 초부터 우리에게는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중국에서 생활하며 깨닫게 된 것이다. 북한 도발로부터 비롯되는 동북아 주요 당사국의 손익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진행자인 정관용 교수는 "북의 도발로 인해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된다는 우리 사회의 일반 시각과 다른 신선한 관점"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을 청취한 지인들이나 여러 독자들로부터도 "신선한 시각이다"라는 반응을 적지 않게 받았다.

그렇지만 이를 접한 필자는 일견 다소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가장 불리하게 반복되고 있는 이 구도를 아직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에게 있어 위와 같은 구도는, 마치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제대로 진단해야만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듯이, 우리가 제대로 된 외교를 전개해 나감에 있어 기본으로 삼아야 할 당연한 전제에 불과하다.

사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빚어지는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는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는 동북아에서 운신의 폭이 그다지 넓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이 없어도 패권 경쟁 등을 포함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미일 Vs. 중러"의 구도는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다르다. 20세기 냉전 때와는 달리 21세기에는 어느 한 편에 고착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역내 평화 및 국익의 최적화 등을 위해 유연한 자세로 "새로운 시도" 등을 전개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냐? 이는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예를 들면, 현재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북미 양국이다. 하지만, 내심 그들은 지금과 같은 구도를 바꾸고 싶지 않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최대 승자인 그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적어도 다음의 2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승자들의 '표리부동'함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둘째, 그와 동시에 우리는 국면 전환을 필요로 하는 패자들과 협력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협력해야 할 나라는 러시아다. 그 동안 러시아는 동북아 역내에서 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었다. 하지만 막강한 군사력이나 성장 잠재력 그리고 주변국과 복잡한 관계 및 한러 관계 강화에 대한 열망 등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새로운 시도"의 우선 대상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협력해야 할 나라는 현 패러다임의 두번 째 패자인 중국이다. 중국은 동북아의 주요 당사국인 한국과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한국이 그들의 영원한 라이벌인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시켜 나간다면 중국으로서는 적잖이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중러 양국의 복잡다단한 안팎의 사정 등을 스마트하게 활용함으로써 이들을 우리가 그리는 새로운 동북아 구도 속으로 이끌고 계속해서 북한 역시 "짐짓 동참하도록" 유도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교"하면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 운운하며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외교도, 결국은 사람들이 타인들을 상대로 전개하는 관계 행위로써 그 근간은 일반 인간관계와 별 다를 바 없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역지사지"나 "지피지기" 등이 중요하듯 외교 또한 마찬가지다. 상대국에 대한 역지사지와 지피지기는 해당국과의 윈윈 등을 위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여러모로 시의적절해 보인다. 그동안 우리가 그다지 중시해 오지 않았던, 하지만 잘 기획된 플랫폼 하에 전략적으로 다가가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가 북한 문제 및 사드 문제 등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동북아 역내의 평화뿐만 아니라 번영의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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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우수근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거친 뒤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저서로는 <미국인의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일을 보다> <한국인 우군의 한‧일의 장벽이란 무엇인가>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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