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철수,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을 것"

'제보 조작' 사태 일단락 후, 국민의당이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재출마론이 화두다. 안철수계 인사들 일부가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당 내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1일 문화방송(MBC) 및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안 전 대표가 지금은 그렇게 일선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김철근 전 대선캠프 대변인 등 당내 일각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 요구가 있는 데 대해 "지난 주 (안 전 대표가) 저와 통화한 바에 의하면, 그러한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상당수 원외 지역위원장들이나 당원들이 안 전 대표의 등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저와 통화한 바에 의하면 안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 꼭 출마를 할 필요성이 있는가, 본인도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본인 생각이 그러하니까 저에게 그러한 말씀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와의 통화 시점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전이고, 전날 검찰 발표 이후 상황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치는 생물이니까 늘 변하는 것이고, 또 그 (출마) 요구가 강해지니까 본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는…(모른다)"고만 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그건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의 출마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저는 아직까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가 없고, 저에게 안 전 대표가 상의를 해온 일도 없다"며 "민주 정당이기 때문에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출마해야 한다고(하고 있고), 지금 당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역량이 있고 지혜가 있는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나온 출마 촉구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이나 박 전 대표 모두 안 전 대표에 대한 정계 은퇴 요구에 대해서는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에 대해 정계 은퇴를 해라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국민의당에 몸담고 있는 국회의원도 전부 정계 은퇴를 하거나 사퇴를 하라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라며 "정계 은퇴에 대해서는 과도한 주장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분도 많이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도 "우리 당이 모두 단결해서 일사불란하게 국민과 함께 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이지 그렇게 분열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드리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결하자"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동참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관련 기사 : 사과문 이름 올린 안철수...전대 출마설엔 부인 안해)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2일 사과 기자회견 당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고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 왔으나, 안철수계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지난달 29일 안 전 대표를 만나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했고 안 전 대표는 이들에게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안철수계 인사들은 현재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정동영·천정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에서 독자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끌려다닐 우려가 있다거나, 이들이 민주당 출신 중진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새 정치'라는 국민의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동영 의원이 지난달 11일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를 간접 비판했던 것도 이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전 대표 주변에서도 이견은 있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전날 "저는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의지가 없다고 알고 있다"며 "그런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이용주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계 은퇴 주장을 반박하며 "안 전 대표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있는 것이지만, 이러한 점이 정계 은퇴를 해야 되는(것인)지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그것과 또 별도로 지금 전당대회 재등판 여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란일 것이다. 당 내 많은 의견들을 들어야 할 것이고, 이와 별도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어떤 점인지에 대해 안 전 대표가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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