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쫓겨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문체부 제2차관으로 임명돼 눈길을 끈다. (☞관련기사 : 노태강 "박근혜, 유독 승마만 챙겨 돌아버릴 지경")
청와대는 9일 노 전 국장을 포함한 추가 인선안을 발표했다.
노 전 국장은 지난 2013년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자, '윗선' 지시로 승마계의 비리 여부 조사를 맡게 됐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 입맛에 맞지 않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당했다.
좌천된 노 전 국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관심을 가졌었던 이른바 '박물관 프랑스 명품 전시회'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정 사치품을 전시하는 것은 국립박물관의 성격과도 맞지 않고 자칫 국립박물관이 명품 브랜드 홍보관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시회는 무산됐고, 문체부의 한 과장급 후배로부터 "사표를 내셔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박근혜 전 대통령도 관련 사실을 보고받고 "이 사람 아직도 있느냐(공무원을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고, 결국 지난해 5월 옷을 벗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그는 지난 4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의 뇌물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겨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시 문체부 정책 담당자들은 '대통령이 왜 승마만 챙길까' 의아해 했다. 다른 종목도 많은데 박 전 대통령은 유독 승마만 챙기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좌천) 인사 조치 이유가 당시로선 그 보고서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 정권의 '국정 농단' 사태 가운데서 원칙을 지키다가 좌천됐으나 4년 만에 새 정부의 인사로 발탁되면서 다시금 제자리를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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