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쉬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 부(不)도덕해지는 것입니다. 가령 식품의 원산지를 속여 팔거나, 회삿돈을 횡령하기나, 종업원의 임금을 떼어먹거나, 운동경기의 승부를 조작하거나.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열거한 방법은 모두 불법, 즉 제재·처벌의 대상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찾아야만 합니다. '부도덕하지만 합법적인 방법'을.
요즘 유행하는 일명 '상가 재테크'는 꼭 그러한 태도에 입각한 방법론입니다. 상가 재테크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법적으로 임차인을 내쫓아서, 임차인의 것인 권리금을 (임대인이) 착복한다."
이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되었다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철학을 위배합니다. 그러나 해당 방법은 조문의 빈틈을 파고들기 때문에 '아직' 불법은 아닙니다. 유레카!
며칠 전, '상가 재테크의 아이콘' 임대인 리쌍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임차인 서윤수 사장이 내쫓긴 바로 그 건물 전체에, (상당한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이하 대형 커피숍)이 들어선다는 소식. 그리고 1, 2층에서 영업하던 '포차센터 쌍'이, 유리문에 다음의 인사말을 남기고 폐업했다는 소식. ('포차센터 쌍'은 리쌍 길성준 누나의 가게다. 서윤수 사장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이 가게를 열었다.)
"저희 포차센터 쌍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그동안 너무너무 감사하였습니다."
설마 싶어 찾아간 그 건물에는, 대형 커피숍 입점을 위한 철거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그간 저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상가 재테크를 통한 권리금 약탈이, 보통 아래 세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첫째, 말 그대로의 권리금 빼앗기
둘째, 직접 장사해 권리금 빼앗기
셋째, 월세 올려 권리금 빼앗기
(관련기사 바로가기 ☞ : [권리금의 유혹 上]공씨책방은 곧 검은 옷 입은 사내들과 마주할 것이다)
임대인 리쌍은 결국에 둘째와 셋째 방식을 혼용하여 권리금 약탈의 과업을 완수하였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이제 남은 건 '매매'뿐입니다. 임대인 리쌍은 곧 대형 커피숍 입점에 힘입어 "억!" 소리 나는 매매차익을 거둘 것으로 사료됩니다. 세칭 '꼬마 빌딩' 전체에 대형 커피숍을 들이면, 임대인은 크게 아래 두 가지 맥락에 의한 경제적 이익을 얻습니다.
하나, 대형 커피숍은 보통 5년 이상의 임대차계약을 선호·체결함으로, 임대인은 해당기간에 '공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임대인 리쌍 건물에 입점하는 대형 커피숍의 경우, 7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 대형 커피숍이 행하는 재건축·리모델링에 준하는 전방위적 인테리어 공사로, 건축물 자체의 값이 올라갑니다.
궁금합니다. 임대인 리쌍의 '꼬마 빌딩 프로젝트'는 과연 얼마의 이익을 거두며 끝이 날까요? 그리고 그때 각종 경제 신문은, 임대인으로서의 리쌍에 관하여 무어라 논평할까요? "상가 재테크의 달인 리쌍?", "부동산 투자, 리쌍에게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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