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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의 '위장 꼼수 탈당'조차 서청원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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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의 '위장 꼼수 탈당'조차 서청원에 막혔다"

'골박' 반격으로 상임전국위 무산…갈 길 잃은 인명진 표 '쇄신'

서청원 최경환 딱 두 사람이다. 이 두 친박 핵심을 어떻게든 새누리당에 남겨 놓기 위해 당내 골수 친박계가 벌인 실력 행사가 6일 성공했다.

새누리당은 이로써 지난해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상임전국위원회라는 의결 기구 회의를 개최조차 하지 못 하는 '무늬만 정당'이 됐다.

오로지 친박이라는 한 계파 때문에 상임전국위원으로서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하려고 한 위원들은 1년 사이 두 번이나 자당 회의에 '헛걸음'을 한 것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됐고, 비주류의 집단 탈당으로 보수 정당이 2개가 되었으며, 민심의 평가가 총합되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때라는 점에서 좀체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보면 치고 나가는 대선 주자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계파의 '생존'만 목적으로 한다면 민심이나 대선이나 지지율 같은 것들은 당장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서청원 최경환 두 사람을 어떻게든 새누리당에 남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친박계가 얻고자 하는 것은 당장의 집권이나 지지율 회복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날 상임전국위원회의는 오전부터 불발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인적 청산' 칼날이 비대위원 인선과 이를 통해 구성할 윤리위라는 무대에서 휘둘러질 것을 우려한 골수 친박계는 상임전국위원을 대상으로 불참을 회유·종용했다.

개의가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되며 일부 상임전국위원들은 회의장 인근까지 찾아 오고도 친박계의 회유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비대위원을 구성해 '당내 혁신'을 형식적으로나마 시도하려 했던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은 24명에 불과했다.

전국 시·도당위원장으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원 총 51명 중 27명이 '서청원·최경환 살리기'에 동조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이 "어제(5일)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35~36명이 된다고 했다"는 말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8~9명이 누군가의 종용으로 '막판 변심'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박 사무총장은 "상임전국위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이 여기까지 온 사람들을 붙들고 막고 있다"며 "같이 당에 몸담았던 원로라는 분들이 참석을 막고 있다. 전부 못 오게 막고 있다"고 말했다.

정족수 딱 2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회의장 주변에서는 '2명은 국회 인근까지 왔지만 친박계의 강력 저지로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서청원 측 인사가 회의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졌다.

당초 인 비대위원장이 이번 상임전국위 개최로 시도하려 했던 것은 윤리위 구성을 통한 '탈당 권유'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인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를 통해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최종적으로 추인되지만,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최대 1년)와 같은 징계는 윤리위에서만도 결정할 수 있는 처분이다.

회의 무산 이후 인 위원장은 "오늘 이 사태는 나라를 망친 패거리 정치의 민낯이 어떤가를 국민 여러분에게 낯낯이 보여주는 사태"라며 친박계를 강력 비난했다.

그는 "오늘 이 사태에 대해 깊이 숙고를 하겠다"며 "당이 다시 한 번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찾아보겠다"고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행사가 끝나자마자 굳은 얼굴로 기자들을 만나 "다음주 중에 (상임전국위) 회의를 다시 열 것"이라며 "상임전국위를 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 비대위원장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단 8일 회견을 듣고 이야기하자"고 한 후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다음 주에 치러질 '연장전'에서라도 인 비대위원장이 두 사람을 최소 탈당시키는 나름의 혁신안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청원, 최경환 등 골수 친박계가 어떻게든 당에 남아, 계속해서 입길에 오르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혹자를 내세움으로써 훗날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비난의 여론이 얼마큼 쏟아지건과 상관없이 현 국면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 주에도 상임전국위가 다시 무산되고 친박계의 결집과 양측 간 공방이 계속된다면 인 비대위원장은 역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중에서도 특히 '처참한 실패'를 겪은 '외부 추대 인사'로 남게 된다.

애초 인 비대위원장의 '쇄신안'이라는 것이 비주류가 한때 꼽았단 '친박 8적'도 아닌 그보다도 적은 소수의 인사들의 탈당 정도였다는 점에서, 이미 "짜고 치는 연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던 터다.

개혁보수신당의 오신환 의원은 새누리당의 상임전국위 무산 소식이 들려온 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인 비대위원장도 사실은 짜고 치고 당에 들어가서 '위장 꼼수 탈당'조차 친박 패권주의에 막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친박 패권주의에 맞서 쇄신의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고 새누리당을 맹비난했다.

오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의 행태가 "개혁보수신당의 결정이 결국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더는 쇄신이란 이름의 추악한 민낯을 그만 보이고 인 비대위원장 역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보수를 지키는 길"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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