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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순실 특검' 국회 통과, 박근혜 거부권 행사?

검찰 조사 거부하고 '반격' 나선 박근혜, 특검 거부권 '만지작'

국회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사법적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이번 사건 수사를 지휘할 특검에 어떤 사람이 임명될 것인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 위반 소지'를 근거로 특검법을 거부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만약 박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 정국은 격랑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17일 오후 본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220인에 찬성 196인으로 가결했다. 반대는 10인, 기권 14인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이들 가운데는 새누리당 친박계인 최경환, 이학재, 김광림, 김진태. 박명재, 이은권 등이 포함됐다.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김태흠, 박대출, 함진규 의원 등은 기권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교섭단체 3당은 지난 14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갖고 특검법의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성동 위원장 등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이 제동을 걸어, 한때 '금주 중 통과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권성동 위원장이 이날 오후 "우리 당 원내대표도 여러 차례 찾아와 이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우리 당에서도 반수 정도는 '어찌됐든 문제가 있지만 통과시키자'는 의견이 있어서 제가 위원장으로서 결심했다"며 "이 법을 오늘 법사위에서 통과시켜 본회의에 회부하는 게 의원들의 뜻을 존중하는 길"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특검법의 최종 난관이었던 법사위는 오후 2시 57분 법안을 처리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관보 게재(공표) 등의 절차를 거쳐 효력을 발휘한다. 관보 게재 일자는 오는 24일경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검법은 수사 대상으로 최순실 씨 등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공무원들이 민간인인 최순실·최순득·장시호·차은택·고영태 씨 등(이하 '최 씨 등')에게 외교안보 기밀을 포함한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의혹 △최 씨 등이 정부·공공기관·사기업 인사에 개입하거나 이들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관련 의혹 △정유라 씨의 고교·대학 시절 특혜 의혹 △삼성 등 재벌 대기업이 정 씨의 승마 훈련을 후원하는 등 최 씨 등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대가로 현안을 해결했다는 의혹 등 14가지를 명시하고, 이를 수사하다가 인지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의 자격 요건은 15년 이상 판·검사직에 있었던 변호사다. 특검은 특별검사보 4명, 파견 검사 20명,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이끈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 본 조사 기간 70일이며, 1회에 한해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특검 추천 의뢰를 요청하면, 대통령은 그로부터 3일 내에 특검 후보 추천 의뢰서를 국회에 서면으로 보내야 한다. 그러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특검 후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대통령은 야당이 추천한 2명의 후보자 중 1명을 3일 내에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연합뉴스

검찰 조사 거부, 정치권 수사 촉구 박근혜, 특검법마저 거부할 수 있을까?

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 추천권은 야당에 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3당 회동 당시 "여당에서는 특검 추천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정치 중립 위반'으로 해석하고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이날 보도한 데 따르면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날 "특검도 정치적 중립성이 있어야 한다"며 "야당이 특검 후보 2명을 모두 추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같은 논리를 처음 제기한 것은 새누리당 소속의 권성동 법사위원장이다. 권 위원장은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특검을 예로 들며 "당시 여당(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는데, 야당(민주당)이 반대해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하도록 해서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가 특검 자체가 위헌이라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었다.

물론 박 대통령이 여야합의로 처리된 특검법 내용 일부를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판단하고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 추천 특검을 받은 사례도 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특검의 경우 야당이 특검을 추천했음에도, 이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을 뒤집어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정치권 비리 의혹을 역으로 제기하는 등 최근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움직임을 보면, 거부권 행사를 불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특검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이광범 전 내곡동 특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17일 현재 이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채 전 총장에 대해서는 야당이 부담을 고려해 추천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범 변호사도 특검을 맡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은 특검의 칼날이 검찰 내부를 겨냥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친정'에 엄격하기 힘든 검찰 출신보다 판사 출신이 낫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판사 출신 변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대북송금 특검 때 특검보를 맡았던 김종훈 변호사, 내곡동 특검 때 특검보를 맡았던 이창훈 변호사 등이다. 검사 출신 중에서도 역시 특검팀 경력이 있는 김종훈 변호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호남 출신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한편 국회는 이날 특검과는 별개로 추진되는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계획서를 승인했다. 국정조사특위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첫 회의를 열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했고, 2시간여 만에 본회를 통과했다. 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여야 간사에는 이완영(새), 박범계(민), 김경진(국)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특위는 국정조사 계획서에서 "정부와 관련기관·단체·법인·개인 등은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못박아, 수사를 이유로 증인 등이 증언이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다음은 특검 수사 대상을 규정한 특별법 2조의 내용이다.

제2조(특별검사의 수사대상) 이 법에 따른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은 다음 각 호의 사건 및 그와 관련된 사건에 한한다.

1.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청와대 관계인이 민간인 최순실(최서원)과 최순득‧장시호 등 그의 친척이나 차은택‧고영태 등 그와 친분이 있는 주변인 등[이하 "최순실(최서원) 등"이라고 한다] 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거나 외교·안보상 국가기밀 등을 누설하였다는 의혹사건

2.최순실(최서원) 등이 대한민국 정부 상징 개편 등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과 사업에 개입하고, 정부부처·공공기관 및 공기업·사기업의 인사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입하는 등 일련의 관련 의혹사건

3. 최순실(최서원) 등,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인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를 설립하여 기업들로 하여금 출연금과 기부금 출연을 강요하였다거나, 노동개혁법안 통과 또는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복권 또는 기업의 현안 해결 등을 대가로 출연을 받았다는 의혹사건

4. 최순실(최서원) 등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는 방법 등으로 국내외로 자금 유출하였다는 의혹사건

5.최순실(최서원) 등이 자신들이 설립하거나 자신들과 관련이 있는 법인이나 단체의 운영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부부처·공공기관 및 공기업·사기업으로부터 사업 등을 수주하고 씨제이그룹의 연예·문화사업에 대해 장악을 시도하는 등 이권에 개입하고 그와 관련된 재산을 은닉하였다는 의혹사건

6.정유라의 청담고등학교 및 이화여자대학교 입학, 선화예술중학교·청담고등학교·이화여자대학교 재학 중의 학사관리 등에 있어서의 특혜 및 각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대한 외압 등 불법‧편법 의혹사건

7. 삼성 등 각 기업과 승마협회 등이 정유라를 위하여 최순실(최서원) 등이 설립하거나 관련 있는 법인에 금원을 송금하고, 정유라의 독일 및 국내에서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고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 하였다는 의혹사건

8. 제5호부터 제7호까지의 사건과 관련하여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최순실(최서원) 등을 위하여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입하고 관련 공무원을 불법적으로 인사조치하였다는 의혹사건

9.제1호부터 제8호까지의 사건과 관련하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민정비서관 및 민정수석비서관 재임기간 중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에 대하여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한 직무유기 또는 그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방조 또는 비호하였다는 의혹사건

10.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의 모금 및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행위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임되도록 하였다는 의혹사건

11.최순실(최서원) 등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전국경제인연합‧기업 등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이를 교사하였다는 의혹사건

12.최순실(최서원)과 그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하였다는 의혹사건

13.최순실(최서원) 등이 청와대 뉴미디어정책실에 야당의원들의 SNS 불법사찰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의혹사건

14.대통령해외순방에 동행한 성형외과 원장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 위촉과정 및 해외 진출 지원 등에 청와대와 비서실의 개입과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사건

15. 제1호부터 제14호까지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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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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