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 전세계에서 최악의 소득 양극화 국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 전세계에서 최악의 소득 양극화 국가

자산 불평등 정도 고려하면 주요국 최악 수준

한국이 주요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소득 양극화가 큰 나라로 조사됐다. 양극화 속도는 가장 빨랐다. '헬조선' 등의 비관적 신조어가 유행하게 된 근본 배경으로 풀이된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세계 상위 소득 데이터베이스(The World Top Income Database, WTID)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2년 기준 한국 소득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는 44.9%였다.

소득집중도는 소득 상위권 특정 구간의 집단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의 경우, 전체 국민 소득 절반 가까이를 상위 10%가 차지함을 뜻한다.

이는 47.8%를 기록한 미국 다음으로 높다. 2012년 미국과 한국에 이어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40%를 넘어선 나라는 싱가포르(41.9%), 일본(40.5%)뿐이었다. 영국(39.1%), 프랑스(32.3%), 뉴질랜드(31.8%), 호주(31%)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이 이처럼 소득 양극화 국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1997년의 외환위기다. 이후 한국은 IMF의 지시에 따라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 여파로 일부 대기업이 세계적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경제 구조 재편이 일어났으나, 이에 따라 대기업 직원 등 일부 좋은 직업으로 얻는 소득과 그렇지 않은 소득 수준의 격차가 커졌다.

이와 관련, IMF 체제 이전인 1995년 한국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29.2%에 불과했다. 당시에도 40%를 넘었던 미국(40.5%)은 물론, 싱가포르(30.2%),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보다 낮았다. 이때만 해도 탄탄한 중산층이 형성되었음을 추론 가능하다.

하지만 IMF 체제가 안착한 후, 한국의 소득 양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2000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35.8%였고, 2008년에는 43.4%로 크게 벌어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양극화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문제다. 1995년부터 2012년 사이 미국의 소득집중도는 7.3%포인트 올랐는데, 이 기간 한국의 상승 폭은 15.7%에 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소득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 결과가 2012년 자료인 만큼, 이미 미국을 앞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이 기간(1995~2012년) 프랑스의 양극화는 1995년 32.4%에서 2012년 32.3%로 다소 개선됐다. 뉴질랜드(32.6%→31.8%), 말레이시아(27%→22.3%)의 소득 불평등 정도도 개선됐다.

특히 한국의 양극화 문제는 자산 불평등 정도를 고려하면 더 심각하다. 자산 집중도를 쉽게 보여주는 통계 자료는 찾기 어렵지만, 대물림되는 자산 중 가장 중요한 부동산 관련 지표는 한국의 자산 불평등 정도를 쉽게 보여준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국세청과 안전행정부가 제출한 2008년~2014년 부동산 소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09년 상위 1%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457조 원이었다. 이후 정부의 관련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2011년에는 482조 원으로 늘어났고, 2012년에는 500조 원을 넘었다. 2014년에는 519조 원까지 늘어났다.

상위 10%로 대상을 늘릴 경우, 2009년 1311조 원, 2010년 1381조 원에 이어 2012년에는 1454조 원으로 폭증했다. 2014년에는 1497억 원까지 올랐다.

2014년 기준, 부동산 보유 상위 100명은 1인당 평균 주택 166채(공시가격 158억 원)와 1115억 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했다. 반면 최하위 10%의 부동산 보유금액 평균은 500만 원이었다. 상위 1% 개인이 하위 10%에 비해 646배 많은 부동산을 보유했다.

이 때문에, 소득집중도를 어느 정도 개선한다손 치더라도 만연한 양극화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 부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밑바탕인 교육, 취업 기회가 부모 세대의 자산과 소득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하면,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는 한 한국의 소득집중도, 자산 불평등 정도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영주 의원은 "자산양극화는 소득양극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산양극화 완화야말로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