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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새누리, 내년 대선 어림없다"…여당, 성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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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새누리, 내년 대선 어림없다"…여당, 성주 방문

"성주 배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백승주 발언에 비난 집중

"미국 의회에서도 사드 배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이라는데 왜 정부는 거짓말하나. 우리가 힘이 없어서 졸리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하면 되지 이런 식(한반도 안보용)으로 기만하지 마라."

"성주군에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선택됐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길 원한다."

울분은 하염없는 기다림과 실망의 다른 표현이었다. 사전 예고없이 어느 날 갑자기 통보된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분노, 쏟아지는 질문들에 답해야 할 사람들의 부재. 이 모든 것들이 분노로 터져 나왔다.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 없는' 방문 이후 벌어진 경찰의 항의 주민 소환 등에도 성주 주민 80여 명은 26일 '간담회'라는 계획되고 잘 정리된 자리에 착석했다. 그러고는 몇날 며칠 입안에서 맴돌았을 질문들을 하나씩 뱉어냈다.

이날 오전 성주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드 배치 관련 새누리당-성주 군민 간담회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딱 부러진 답을 당장에는 내놓지 못했다. 대신 그는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그 중요성을 간과한 쪽은 박근혜 정부임에도.

정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는 정부와 조율을 하는 입장이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우선 선을 그은 후 "여러분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것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언제까지 함성과 물리적인 행사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성주 군민이 사드 배치를 끝까지 반대할 때 정부가 이를 강제적으로 배치할 수 있겠느냐"면서 "군민 공감대 없이는 사드 배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릴지언정 대화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양쪽의 의견은 양극단이다. 정부-여당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성주 군민은 반대로 사드 배치를 허락할 수가 없다. 대화의 끝은 어느 한쪽의 포기를 뜻한다. 이를 정부-여당도, 군민도 모를 리가 없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수차례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에) 엄청난 재정 부담이 들어가는 상황이 아니라 비준 동의는 필요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답했다.

대신 청문회 요구에는 선뜻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는 '중대한 국가 정책을 졸속 처리한 국방부에 대해서 청문회를 열 의향이 없냐'는 한 주민 질문에 "청문회 이상이라도 조치가 필요하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약속한다"면서 환경 영향 평가에 성주 군민을 "반드시 참가시켜드릴 것이고 그 결과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하다면 저부터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나갈 것이다"고 했다.

이 외에 '원점 재검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에는 "몇 차례 간접적으로 요청된 것으로 안다"는 답을 내놨다.

▲ 26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에서 열린 새누리당-성주 군민 사드 관련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정진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차관 출신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를 선영이 있는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성난 민심이 쏟아졌다.

한 주민은 나서 백 의원에게 "지난번에 대정부 질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하지 않았냐. 지금도 그러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아느냐"라고 하자 백 의원은 "설명해드릴까요?"라고 하더니 이 단어의 기원을 설명하기까지 했다.

질문의 맥락을 아는지 모르는지, 백 의원이 영국 왕족 이야기까지 꺼내자 일부 주민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백 의원은 "야당 의원이 박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한 고향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 게 배신의 정치라고 한 것이 서운하게 들렸다"는 말도 이었다.

또 다른 구민은 백 의원에게 "구미에 사드를 배치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백 의원은 "(배치)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지역구 의원이 그렇게 말해도 되느냐. 지역 주민 허락은 받고 하는 말이냐"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간담회 전에는 군민 100여 명이 '새누리당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상복을 입은 군민들은 상여를 짊어졌고 "근조 새누리" "내년 대선 어림없다. 새누리당 반대한다" 등의 현수막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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