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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 TK 출신만 6명…임기말 '친박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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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 TK 출신만 6명…임기말 '친박체제'

김재원 정무수석 기용의 의미는?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김재원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발탁한 이유는 협치보다 안정에 있다. 협치와 조정 역할 보다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을 정확히 국회에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임 현기환 정무수석도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전반적으로 친정 체제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인사가 난 청와대 수석급 3명 중 2명이 TK(대구경북) 출신이다. 김 전 의원은 경북 의성 출신이고, 김용승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는 대구 출신이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대구), 우병우 민정수석(대구), 김성우 홍보수석(경북 예천), 강석훈 경제수석(경북 봉화) 등과 함께 총 10명의 수석 중 TK 출신이 6명을 차지했다.

김재원 기용한 朴, 계파 갈등 해소 의지도, 협치 의지도 없다

그 중에서도 김 전 의원의 기용은 특히 의미가 크다. 검사 출신인 김 전 의원은 17대 국회에 입성해 박근혜 대통령의 17대 대선 경선 캠프 대변인, 경선룰 협상 대리인 등을 지낸 최측근이다. 이정현 의원이 '복심'이고, 윤상현 의원이 '측근'으로 통한다면 김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입'이라는 별칭을 갖고 오랫동안 활동했다.

그는 변호사 일을 하지 않을 때에도 '박근혜 법률 대리인'을 맡아 사적인 소송 등을 진행했고,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을 수시로 드나드는 등 신임을 받아왔다.

18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그는 방송인으로 변신,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고, 이후 CJ그룹의 부사장급 임원을 맡기도 했다. 19대 국회에 재입성한 후에는 당내 각종 요직은 물론, 박 대통령의 정무특보까지 지냈었다.

김 전 의원은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다. 지난 2012년 9월 18대 대선을 약 3개월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정치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그는 기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부적절한 대응 등으로 당 대변인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2015년 1월,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함께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추던 시절에는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이 조직을 만들려고 구상하는 분이 아마 공직자가 아니라 세금도둑"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세월호 유가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야당으로부터 '세월호 조사 방해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김재원 전 의원은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청받아 지난달 24일 중국으로 떠났다. 김 전 의원의 SNS 계정에 올라온 사진(김재원 전 의원 SNS 갈무리)

김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 숙청 파동 때에는 깃대를 잡았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물러나야한다. 김덕룡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가 각각 사학법 사태와 디도스 사태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그만두지 않았는가. 사퇴를 권고하는 최고위의 결정을 존중해야한다"고 적극적인 발언을 했다.

범 여권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 감정이 좋을 수가 없다. 김무성 전 대표와도 악연이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18대 대선 직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취지로 당 비공개회의에서 한 발언이 기자들에게 전해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발설자로 지목된 인사가 김 전 의원이다. 그는 이후 김무성 전 대표에게 "저는 요즘 어떻게든 형님 잘 모셔서 마음에 들어볼까 노심초사 중이었는데 이런 소문을 들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김 전 의원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놓아 정치권에 '청와대의 뜻이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당시 공천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는 김 전 의원 등을 위시한 친박계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 전 의원이 유승민, 김무성 등 범여권 유력 주자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점은 계파 정치 청산도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 한다.

김 전 의원의 기용과 TK 출신들의 약진은 정권말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협치 강화보다는 친정 체제 구축을 통해 각종 정치적 공세를 막아내고, 본인의 의중을 당에 관철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계파 갈등은 오히려 더 악화될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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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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