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 기업인 다국적기업 옥시의 '살인 살균제' 제조.판매 최고책임자였던 신현우 전 대표(68)가 26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2001년 출시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제조·판매 당시 옥시 최고경영자인 신 전 대표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이날 옥시 측 연구소장이던 김모 씨와 선임연구원이던 최 모 씨도 함께 조사 받는다.
피해자들 "살인죄로 기소하라"
신 전 대표는 서울 서초구 검찰청에 도착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제품이 독성실험도 거치지 않고 판매됐다는 점에서 "제품 출시 전 유해성 검증을 적절히 거쳤느냐"는 취재진의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는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회피했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유해성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해 수많은 피해자를 초래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살인죄로 기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처음 시판할 때는 유해성을 몰랐어도 나중에 수많은 민원이 제기됐고 유해성이 있을 가능성을 알고도 무시하고 계속 판매했다는 정황을 좀 더 집중 수사하면 '살인죄 기소'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가 제조.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하면서 검찰이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는 '살인 기업'에 대한 국민적 처벌을 호소했다.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은 자동차용품 전문회사 불스원과 신발 멀티숍 슈마커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망 또는 심각한 폐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신현우 전 대표는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으로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워치>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05년까지 10년 넘게 옥시 대표를 지낸 뒤, 2010년 불스원 지분 42.93%를 43억 원에 인수했다.
불스원은 1996년 옥시가 인수한 자동차용품 전문회사인 (주)상아&참이 전신으로, 불스원은 작년 매출 1064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의 실적을 낸 알짜 회사다. 불스원은 가습기 살균제가 치명적이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정부 조사가 나온 2011년 이후 5년간 총 67억 원을 배당했다. 불스원 지분 44.34%(작년 기준)를 보유한 신 전 대표는 약 3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현재 불스원 부회장이며, 지난 2008년 슈마커도 인수해 지분 33.6%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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