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갤럭시S6와 아이폰6 등 구형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갤럭시S7, G5 출시에 이어 아이폰6 공시지원금 인상으로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되자 당국에서 강력하게 '시장 안정화'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5일 갤럭시S6의 공시지원금을 낮췄다.
월 6만대 요금제인 'LTE 데이터 선택 599'를 택할 때 24만원이던 공시지원금이 20만원으로 조정되는 등 요금제에 따라 지원금이 몇만원씩 축소됐다.
앞서 12일에는 아이폰6의 공시지원금이 최고 6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었다.
KT는 가입자 이탈 현상이 지속되자 지난 5일 아이폰6의 지원금을 최고 34만원에서 60만원으로 인상하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으나 일주일 만에 지원금을 재조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쳐 최저 14만4천원에 개통할 수 있었던 아이폰6은 현재 최저가가 25만9천원으로 뛰어올랐다.
SK텔레콤은 14일 갤럭시S6와 갤럭시J5·A8의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갤럭시S6의 경우 'band 59 요금제'에서 지원금이 27만1천원이던 것이 21만6천원으로 축소됐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이 모델의 지원금을 21만6천원에서 27만1천원으로 올렸는데 일주일 만에 원상 복귀됐다.
G5 출시 초반 가입자가 순증했던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 일찌감치 갤럭시 S6의 공시지원금을 'New 음성무한 59.9 요금제' 기준 28만6천원에서 18만6천원으로 변경했고, V10에 대한 지원금도 축소했다.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내놓았던 '구매가 추가 할인' 정책을 스스로 거둬들이고 있는 것은 시장 과열을 막으라는 당국의 강력한 주문 때문이다.
이통3사의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G5 출시 후 증가세를 보이다 아이폰6의 지원금이 인상된 이후인 지난 7∼9일에는 하루 2만 건을 넘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통신사들이 마케팅비용을 쏟아붓자 신도림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또다시 불법 페이백이 횡행한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지원금을 받아 갤럭시S7을 10만원대에 구매했다는 글들이 지난주에 올라오면서 난리가 났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을 안정화하지 않으면 담당 임원을 소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인기 모델의 지원금을 줄줄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가 일주일 만에 공시지원금을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스스로 가격 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 이통사 직원은 "이통사가 판매점의 일탈 행위까지는 관리하지 못하는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취지를 살리라는 당국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며 "불법 판매가 기승을 부리면 가격 조정으로 시장을 진정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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