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123석과, 국민의당 38석을 합하면 무려 161석이다. 여기에 정의당 6석을 합하면 167석이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원내 1당 더민주와 원내 3당 국민의당이 공조 모드로 들어섰다. 새누리당은 역설적으로 폐기를 부르짖던 '국회 선진화법'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장 선진화법 개정 문제는 오는 18일 정의화 의장 주재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야당의 공조 사안으로는 국정교과서 폐기, 세월호특별법 개정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이상돈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가장 최근의 문제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폐기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도 이같은 공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광주를 찾은 국민의당 장병완 당선자는 안철수 공동 상임대표 등과 함께 가진 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도록 국회 재결의 등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와 공조 가능성은 '맑음'이다.
세월호특별법 개정도 야 3당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사안이다. 국민의당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의 세월호특별법 개정 방침을 밝혔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도 "곧바로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나서 세월호가 무슨 이유로 침몰하게 되었는지,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국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철저히 밝힐 수 있도록 특조위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선진화법 태도도 180도 바꿀까?
다만 새누리당이 문제다. 야 3당이 공조해도 국회 선진화법이 규정한 '패스트트랙' 요건(180석)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입법 공세'를 막기 위해 선진화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화법 폐기를 외치던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선진화법이 구원 투수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과반 의석을 갖고 있던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원내 2당의 초라한 지위를 얻게 될 지는 상상을 못했던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3일 기자회견에서 국회를 겨냥,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 수준"이라며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최경환 의원은 선진화법을 "국회 마비법"이라고 규정했다. 친박계는 자신들이 통과시킨 선진화법을 재개정하겠다고 몽니를 부려왔다. (☞관련기사 : 새누리, 선진화법 폐기 착수…'박근혜법' 날치기 포석)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국회 선진화법 개정 입장을 철회할지 여부는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이미 원내 1당 회복을 목표로, '배신의 정치인' 등을 복당시키겠다며 기존의 입장을 180도 뒤집은 적이 있다. 선진화법 개정 관련 태도도 180도 변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 계류중인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 결과도 주목된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지난달 18일 "19대 국회 임기 종료 전까지 결론을 내달라는 국회의장의 요청이 있었고 빠른 시일 안에 마치겠다"고 말했었다.
선진화법이 무너지면 새누리당은 4년간 속수무책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