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여년 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불명예 1위'에 올랐다.
CO2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같은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환경 후진국'인 셈이다.
11일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1인당 CO2 배출량은 1990년 10.29t(톤)에서 2013년 9.55t으로 7.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1인당 5.41t에서 11.39t으로 무려 110.8% 급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우리나라에 이어 칠레(108.2%), 터키(62.4%) 등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톱3'를 형성했다.
슬로바키아는 이 기간 CO2를 42.2% 줄이면서 감축률이 가장 높았고 헝가리(-37.0%), 룩셈부르크(-36.2%), 스웨덴(-35.8%), 에스토니아(-35.6%) 등도 모범국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한 것은 각종 연료, 특히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연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 기간 연료 연소에 따른 CO2 배출량이 147% 증가했다. 2013년 기준 한국이 연료 사용으로 인해 배출한 CO2는 5억8천만t으로 OECD 국가 전체 배출량(120억t)의 4.7%를 차지했다.
특히 석탄연료 연소로 인한 CO2 배출량은 1990년 9천t에서 1995년 1억t, 2000년 1억8천t, 2005년 2억t, 2010년 2억8천만t에서 이어 2013년에는 2억9천만t까지 늘어났다. 이는 OECD 국가 전체(40억t)의 7% 수준이다.
실제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석탄 사용량은 2.29tce로 카자흐스탄(3.15tce), 호주(2.66tce), 대만(2.51tce), 남아프리카공화국(2.46tce)에 이어 전 세계 5위였다.
tce는 석탄의 열량 단위로 1t이 내는 열량을 환산한 단위가 1tce다.
우리나라의 1인당 석탄 사용량은 절대량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석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2.07tce)은 물론 주요 석탄 사용 국가인 미국(1.93tce)과 일본(1.30tce) 보다도 월등히 높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석탄은 전 세계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의 44%를 차지해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OECD 회원국들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한국은 석탄연료 사용 증가 등으로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확대하면서 환경을 오염시켜온 셈이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력시장이 경제급전 방식을 택하고 있어 온실가스 배출이 많지만 연료비가 싼 석탄발전이 원자력발전 다음으로 많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인 친환경에너지 트렌드에 동참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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