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에서 벌어진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으로 인해 예상 외의 영향을 받게 된 선거구 중의 한 곳은 서울 송파을이다.
송파을은 현직 경제부총리로 의원직을 겸직하고 있는 유일호 부총리의 지역구다. 13·14대 때 민주당 김종완 후보가 당선됐으나. 이후 5번의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계열 정당이 4승 1패를 기록, 여당의 텃밭으로 불린다. (15대 신한국당 맹형규, 16대 민주당 김성순, 17대 한나라당 박계동, 18·19대 유일호)
결과적으로 '1번 후보'가 없는 선거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야권 후보들은 부담이 가벼워진 셈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역에 문화방송(MBC) 앵커를 지낸 최명길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최 후보는 원래 대전 유성갑 지역구에서 표밭을 갈아 왔으나, 당내 경선에서 조승래 후보에게 밀려 낙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일 야당의 험지인 송파을에 전격적으로 전략 공천을 받았고, 예상치 못하게도 새누리당 후보가 없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최 후보는 지난 2014년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겸임하게 되면서 비대위원장 공보특보로 당에 영입됐다.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김성수 대변인(당시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MBC 출신으로 '박영선 비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
최 후보는 새누리당의 무공천 방침이 결정된 후 <프레시안>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후보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무공천 결정으로 인한) 판세를 계산하는 것 자체가 나태하게 보일 수 있다"며 "오히려 가변성이 많아져서 예측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 후보는 '대전 지역 경선에서 떨어진 게 오히려 새옹지마가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쉬운 승부가 될 수는 없다. 새로운 변화가 어떤 쪽으로 쏠림 현상을 가져올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그는 다만 "상식적으로 '기호 1번' 후보가 공천되지 않는 상황은 새누리당의 공천 자체가 비정상이었다는 방증"이라며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과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소속 후보인 이래협 후보도 "다른 당이 누구를 공천하든 안 하든 관계 없다"며 "다른 당이 어떻게 됐다고 해서 (그에 대한) 특별한 의견은 없다"고 '노 코멘트'했다. 이 후보는 "국민들을 만나 보니, 제1당과 2당이 너무 싸우는 게 싫어서 찍어 준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치 신인으로서 순수하게 국민들과 대화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지역구에 위치한 가락시장 유관 기관인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1985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지난해 상임이사까지 지낸 이력을 내세우고 있다. 단국대에서 외래교수로 교단에 서기도 했다.
정당 소속 후보는 최 후보와 이 후보 두 명이지만, 무소속 후보 가운데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송파을에 대해 김 대표가 무공천을 선언한 배경을 보면, 이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혔던 김 전 송파구청장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것과 무관치 않다. 김 전 구청장은 1993년 김영삼 정부 때 김장숙 정무장관의 보좌관을 지내, YS계로 분류된다. 김 대표는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당내 여론조사 결과 1위였지만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반발하며 지난 23일 밤 무소속 출마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탈당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가 김 전 구청장을 제치고 단수 공천한 이는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친박계로 분류된다. 때문에 이한구 공관위가 친박계 후보를 '내리꽂기'했다고 김 전 구청장이 반발한 것.
김 전 구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2~5위를 모두 합친 것보다 제 지지도가 더 많이 나왔는데도 군포에서 세 번 떨어진 후보를 갑자기 공천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조사는 지난달 17~20일 김 전 구청장 자신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같은달 22일 공표된 자체 여론조사로,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김 전 구청장은 28.3%를,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은 8.6%, 유 전 위원은 6.6%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2일 <송파타임스> 보도. 여론조사 관련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