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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영 의원은 왜 경찰의 총기 살인을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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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완영 의원은 왜 경찰의 총기 살인을 부추기나?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이완영 의원, 공부 좀 하시오!"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 주(free State)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보유하고 휴대하는 인민(the people)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미국 헌법 수정 제2조의 내용이다. 미국 정부, 즉 국가 권력을 제한하여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제임스 매디슨이 주도하여 1791년 12월 15일에 발효되었다.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종교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또 의회는 언론·출판의 자유 또는 인민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할 수 있는 권리와 불만 해결을 위해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미국 헌법 수정 제1조의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 권력이 종교·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려 할 때, 인민이 자유롭게 무장하여 저항할 수 있다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믿었다.

"군은 평시 주인의 허가 없이 어떠한 민간인 집에서도 거처할 수 없으며, 전쟁 시에도 법에서 명시한 곳을 제외하고는 주둔할 수 없다."

미국 헌법 수정 제3조의 내용이다. 만약 군이 주인의 허가 없이 혹은 법에서 명시한 곳이 아닌 곳에 주둔하려 한다면, 인민은 자유롭게 무장하여 저항할 수 있다는 말이다.

"부당한 압수와 수색에 대하여 인신·주거·서류·소유품의 안전을 확보할 인민의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아니 된다. 선서나 확약에 의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유가 있어 특별히 수색할 장소와 압수할 물건, 체포·구속할 사람을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은 발부되어서는 아니 된다."

미국 헌법 수정 제4조의 내용이다. 만약 국가 권력이 부당한 압수와 수색을 하려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인신을 구속하려 한다면 인민은 자유롭게 무장하여 저항할 수 있다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믿었다.

"누구라도 대배심의 고발이나 공소 제기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사형에 해당하는 죄나 중죄에 대하여 심문당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전쟁 시나 공공의 위험이 발생했을 때에 육해군이나 민병대에 현실적으로 복무 중인 경우는 예외로 한다. 또한 어느 누구도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에 두 번 처해서는 아니 되고, 어느 형사 사건에서도 자신의 증인이 될 것을 강요받아서는 아니 되며, 적법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생명이나 자유 또는 재산이 박탈당해서는 아니 된다. 또 사유재산권은 정당한 보상 없이는 공익 목적을 위하여 수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만약 국가 권력을 비롯한 누군가가 사유재산권을 정당한 보상 없이 수용하려 한다면, 또 부적법한 절차에 따라 생명·자유·재산을 박탈하려 한다면 인민은 자유롭게 무장하여 저항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총기 소지 및 휴대가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헌법 수정 제2조 덕분이다. 1789년 9월 25일 만들어진 미합중국 권리장전에서 연유해 1791년 12월 15일 효력이 발휘된 헌법 수정은 개인의 자유를 증진하고 국가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

헌법 수정은 버지니아 권리장전(1776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버지니아 권리장전은 부당한 정부에 인민이 반역할 권리를 인간의 자연권으로 선언하였고, 정부의 역할을 인민의 종으로 설명하면서 국가 권력에 대한 각종 제한과 규제를 열거하고 있다.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속하며, 인민으로부터 나온다. (…) 만약 정부가 이러한 목적에 부적합하거나 이러한 목적을 거스르려 할 경우, 공동체의 다중은(多衆) 그러한 정부를 개혁·교체·타도할 권리를 가짐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러한 권리는 빼앗을 수도 파기할 수도 없다."

버지니아 권리장전은 미국 독립선언서(1776년), 헌법 수정의 원천이 된 미국 권리장전(1789년), 그리고 미국 헌법 수정(1791년), 그리고 대서양 바다를 건너 전파되어 프랑스 혁명의 인권선언(1789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미국 인민들이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권리를 '무기 보유의 자유'를 통해 현실화하려 했다. 국가 권력, 즉 군대와 경찰이 무기를 독점할 경우, 부당한 정부가 들어섰을 때, 미국 인민이 대항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재 국가에 맞선 인민들의 무장 봉기를 인정하는 정치 전통은 영국의 입헌군주 독재에 맞서 인민 혁명과 내전을 통해 미국이 건국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독립의 역사는 미국 인민들이 스스로 무장하여 영국군과 친영파를 몰아내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연유로 미국에서는 총기의 소지와 휴대가 허용됨을 넘어 천부인권으로 인정되어 왔다. 나쁜 정부가 들어설 경우 무기를 소지한 군대와 경찰이 인민을 억압할 수 있으니, 인민에게도 무기 소지를 허용하여 나쁜 국가의 군대와 경찰에 맞설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 69세 농민 백모 씨가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에도, 경찰은 그를 향해 물 대포를 조준 분사했다. ⓒ프레시안(손문상)

입으론 친미파면서도 머리론 미국 역사와 철학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연구한 적이 없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완영은 "최근 미국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들이 죽는데 10건 중 80.90%는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고 한다. 11월 14일 있었던 민중총궐기 대회를 더 강경하게 더 잔인하게 진압해야 했었다는 의도로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우리가 흔히 (알기로) 미국 경찰은 막 패버린다. 그것이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받는다"며 거짓말을 일삼는다.

이완영 의원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날 일도 없겠지만, 만날 기회가 되면 위에서 한 이야기들을 그대로 해보시기 바란다. 오바마 대통령이 뭐라고 답할지. 아마 이런 대답을 들을 것이다.

"동맹국의 국회의원이란 분이 미국 체제에 대한 오해가 심하군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모욕하지 말기 바랍니다. 한국식 자유민주주의라는 잣대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모독하지 말기 바랍니다. 한국 경찰들의 수준과 비교해서 미국 경찰들을 무장 폭력 집단인양 매도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완영 의원은 노동부 관료 출신이니 잘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불법인 소방관노조와 경찰관노조가 미국에서는 합법입니다. 미국은 영국 식민주의를 몰아내고 만들어진 자유인들의 나라이며 우리 헌법에 아로새겨진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지금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 운운하시는데, 그 핵심 가치들인 결사의 자유, 시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미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더불어 이러한 자유의 가치들을 수호하라고 미국 정부는 경찰의 총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불법 시위대를 비롯한 범법자에게는 총격을 가해야 한다고 믿는 극우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미국은 헌법으로 민간인들의 총기 보유와 휴대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나라다. 불법을 일삼는 나쁜 경찰과 나쁜 군대에 무기를 들고 대항하라는 게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철학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민간인의 총기 보유와 휴대는 허용되지 않으며, 대한민국 경찰이 시위대의 총기에 살해된 사례는 1987년 민주화 이후로 단 한 건도 없다. 물론 대한민국 경찰과 군대가 시위대를 총격해 사망케 한 사례는 좀 있다.

영국 보수당 정권의 내무 장관인 테레사 메이는 지난 7월 물대포 사용을 허용해 달라는 런던 시장과 영국 경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나는 경찰의 정당성과 (국민의 동의를 받는) 치안 활동이라는 원칙의 관점에서 물대포의 잠재적 영향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의 권한이 미치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경찰에 물대포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는 "(내 지휘하의) 경찰들은 일상적으로 총기를 휴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한 군대식 장비를 등 뒤에 숨기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 정권은 물대포를 비롯한 시위 진압용 무기들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물대포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콧구멍·귀·입 등 해부학적으로 몸의 입구에 해당하는 부위들의 신체조직이 고압의 물 분사로 인해 손상될 위험이 대단히 크다. 물 분사로 인한 안구 손상 및 실명 위험도 우려된다. 안경이 깨지면서 부서진 유리·플라스틱 등의 물질은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거리에 흩어져 있는 각종 부스러기가 물대포 분사로 가압(加壓)돼 피부에 2차 손상을 가할 위험이 예상된다. 가압된 물체의 물질적 특성에 따라 날카롭거나 뭉툭한 외상을 남길 수 있다. 여기엔 시위대의 무기가 물 분사로 가압돼 시위대 쪽으로 날아갈 위험성도 포함된다. 몸이 젖기 때문에 저체온증의 위험도 생긴다. 이로 인한 심리·정신적 건강 문제가 즉각적으로 혹은 이후에 나타날 위험도 있다."

이완영처럼 미국 좋아하고 대처 좋아하는 친미·친영주의자들은 공부 좀 하고 발언했으면 좋겠다.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민주주의자 아닌 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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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원

택시노련 기획교선 간사,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무국장, 민주노동당 국제담당, 천영세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근로기준법을 일터에 실현하고 노동자가 기업 경영과 정치에 공평하게 참여하는 사회를 만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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