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중국 도시 인데 공해 하나 없는 맑은 공기와 청량한 파란 하늘로 방문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색적인 이슬람교도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고, 고대부터 명·청 문화를 고스란히 만지고 볼 수 있다. 바로 이곳은 중국 '닝샤 회족 자치구'이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현지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은 거의 볼 수 없다.
심지어 아직 자본의 때가 별로 묻지 않아 팁을 잘 받지 않았고, 한국 돈 1000원을 매우 신기해하며 현지인들끼리 돌려보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영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해 KFC에서 손발 짓을 통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얼음과 커피를 따로 줘서 우리를 웃게 한 기억도 생생하다.
하지만 닝샤 자치구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관광지로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필자는 지난 10월 13일~17일까지 ‘천하장군 문화유적 답사회’ (cafe.daum.net/skyunder9731) 기획으로 이곳을 여행할 기회를 가졌고 그 매력에 빠져 중국 ‘닝샤 회족 자치구(이하 닝샤)’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가기 힘든 닝샤, 하지만…
닝샤는 중국 북서부 황토 고원에 있는 회족(이슬람)의 자치구이다. 황하가 이 지역을 통과하며 만리장성이 자치구의 북동부 경계를 따라 세워져 있다. 닝샤는 중국의 공인된 소수민족인 회족(무슬림)의 고향이기도 하다. 닝샤의 수도는 인촨 시(銀川市)이다.
우선 이곳은 한국에서 가기가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비행기로 진시황 병마용으로 유명한 시안(서안)으로 가서 국내용 비행기를 갈아타거나, 기차로 밤새 가야 한다. 그나마 비행기도 자주 없어 여전히 한국에서 가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하지만 지리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닝샤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수천 년에서 수 만 년 전에 출토 및 발굴된 엄청난 유물과 유적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각종 바위산과 흙 절벽 등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각종 도로 및 교통시설도 잘 갖춰야져 있어, 중국 회족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들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우선 닝샤에서 가장 추천할 한 여행지는 '수동구'다. 이곳은 3만 년 전 유물과 유적이 광활한 사막과 같은 곳에 숨겨져 있다. 수동구를 들어서는 순간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서부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구석기 유적은 지표로부터 12m에 이르는 협곡의 양쪽 절벽 위에 분포되어 있고 구석 움집들도 재현해 놓고 있다.
수동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명나라 때 지하요새의 원형인 창빙둥이다. 창빙둥은 지하 동굴과 같은 모형을 하고 있고 곳곳에 창을 빼곡하게 채워 있는 함정을 볼 수 있다. 총 길이가 3km 되어 1시간쯤 걸어야 다 볼 수 있고 그 정교함과 치밀함에 놀라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당나귀나 낙타가 끄는 수레도 탈 수 있어 아이들도 매우 좋아한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곳은 서하 왕릉이었다. 서하 왕릉은 20세기 고고학의 대발견의 하나로 간주 될 만큼 고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하왕조는 독립된 왕국으로 자신들 만의 언어와 문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몽골의 칭키즈칸 부대에 의해 멸망당했다.
서하왕릉은 70년 초반에 발견되었는데, 그 모습을 처음 본 순간 왕릉의 크기와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신비한 모습에 압도당한다. 특히 해가 지평선을 넘어가는 순간 서하왕릉에 비춰진 붉은 노을빛의 조합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서하 왕릉은 피라미드의 모습과도 비슷한데 이 때문에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볼거리가 다양한 닝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하란산 암각화다. 하란산은 돌산이며 나무나 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하란산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은 90년대 이후 세상에 알려졌고 2000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보호와 함께 관광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곳을 트레킹 하다 보면 중소 규모의 폭포도 만날 수 있는데, 바위에서 품어져 나오는 폭포가 매우 신비롭게 보였고 그 물도 매우 시원했다.
앞에서 소개한 것뿐만 아니라 닝샤에는 볼 것이 매우 풍부하다. 영화 <붉은 수수밭>과 한국 인기 드라마였던 <선덕여왕> 촬영지로 유명한 진북부 서북영시성은 그 자체로 엄청난 볼거리를 제공한다. 청나라 명나라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중국의 생활상을 한눈에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을 걷는 데만 하더라도 서너 시간은 각오해야 하는데 거리 곳곳에 사진 촬영지로 빼곡히 장식해 놓았기 때문이다.
은촨시에 닝샤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데 국보급 유물 수천 점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 각종 신비로운 국보급 유물이 가득하고, 닝샤의 역사를 설명하는 자료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 시간 가는지 모르고 이곳을 즐길 수 있었다.
닝샤 관광을 하면서 놀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중국은 이제 그동안 유명했던 관광지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방문이 뜸해지자 새로운 관광지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닝샤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시설이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관광지마다 매우 청결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화장실마다 별 표시로 청결도를 표시해 두고 있어 방문객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중국에서 닝샤는 매우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의 새로운 문명과 자연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여행을 꼭 추천하고 싶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