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102명이 발표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지지 성명서의 첫 문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우리 역사 교육은 역사적 사실의 오류와 이념적 편향으로 점철돼 있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역사 인식의 혼란을 주고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국정화 지지 선언을 한 이유다.
하지만 이들 102명의 교수를 살펴보면 오히려 이들이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 아닌가 우려된다. 이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번 지지 교수 명단에 포함된 모영기 동원대학교 총장은 사학비리가 터질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인사다. 이른바 '모영기 사건'의 주역. '모영기 사건'이란 지난 1991년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으로 있던 모 총장이 학내 분규로 계속 물의를 빚던 김문기 상지대 이사장과 2억6000만 원대 토지 거래를 한 사건이다.
대학을 감독하고 지도해야 할 직위에 있는 당시 모영기 실장이 되레 비리 대학과 거래를 한 것이다. 이는 1993년 김문기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지자 모영기 실장은 사표를 제출하고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3~4년 지난 뒤, 서경대학교 교수로 조용히 복귀했다.
'모영기 사건'은 돈으로 맺어진 관‧학 부패고리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은 대학생들이 외국대학에서 배우는 '1+3 전형'을 교육부 인가 없이 운용하다 적발됐는데, 관련해서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으로 일하다 3개월도 안 돼 자진 사임해야 했다.
송 전 총장은 전형적인 '폴리페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시기에 정수장학회 이사(1993년~2013년)로 있다가 2014년 6월 청와대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간 인사다.
국정화 지지 교수들 상당수가 박근혜 정부와 밀접한 관계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인사에는 송 전 총장처럼 박근혜 정권과 유착관계를 맺은 인물들이 상당히 많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 분야 간사를 거쳐 교육부 제청으로 임명되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2013년 임명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국정감사 때는 정진후 정의당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김성조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 출신으로 이곳을 지역구로 16~18대(2000년~2012년) 국회의원을 지낸 '친박' 정치인이다. 체육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김 총장이 20여 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한체대 총장직에 임명될 때도 '친박' 구설에 휘말렸다.
김희규 신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2013년 4월 15일 창립한 국민행복교육포럼의 공동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박근혜 정부의 교육공약인 '행복교육 실현' 등을 목표로 내건 단체다.
정영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한국사학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여성가족 비서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나승일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와 양정호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출신이다. 양 교수는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교육 정책 자문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나 교수는 2013년 3월~2014년 8월까지 교육부 차관을 지냈다.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일했다. 박명순 경인여대 교수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2009년 7월까지 대통령실 제2부속 실장을 맡았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부인의 의전과 수행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앞서 박 교수는 새누리당 인천광역시당에서 공천관리위원도 맡기도 했다.
유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경우, 과거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에 이어 17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대선후보의 정무특보를 맡기도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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