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김 대표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한인 언론인들과 한 간담회에서 "지역구 의원 수가 늘더라도 비례대표를 줄여서 지금의 의원 정수 300석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당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8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김 대표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비례대표를 늘려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2대 1로 조정하라는 중앙선관위의 권고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의 기득권 정치를 고착화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정치 혁신과 정치 발전에 거꾸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비례 대표를 줄이자는 주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뽑고,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를 배려해 국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보완하자는 비례대표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발언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지역주의 구도가 약화돼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12~13석, 호남에서 2~3석을 더 확보하는 대신, 영남에서 23석을 잃어 단독 과반수 의석을 잃는다는 내부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영남에서 15석을 더 얻지만, 수도권에서 19석을 잃어 전체 의석수가 줄어든다. 반면 그동안 실제 득표율보다 적은 의석수를 차지했던 소수 정당인 정의당은 약진할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