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선대위의 한 인사는 "노무현에게 좌희정 우광재가 있다면 이명박에게는 좌두언 우두언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꼭 그 평가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정 의원이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대선과 향후 정국에 대한 정 의원의 전망에는 남다른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정 의원의 시선은 분명히 '대선 후'를 향해 있었다.
이명박 후보를 '흠 있는 후보'가 아니라 '흠집 내기를 당한 후보'로 규정한 정 의원은 "당선 후 국정 운영에 대한 신뢰 때문에라도 '후보에 대한 음해'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내 생각에 이명박 후보는 아마 당선 이후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 털겠다'고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근과 채찍'이 병행될 것이란 이야기로 들렸다.
또한 정 의원은 "이명박은 줄곧 수도권, 40대, 개혁 세력에 포커싱을 해온 사람"이라며 상당수 퍼져 있는 '보수반동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썼다.
그는 "이 후보는 서울역에서 그렇게 벌어진 보수 집회 한 번 안 나가본 사람"이라면서 이회창 후보 등장 이후 보수 선명성 논란에 대해서도 "그런 것 가지고 따질 필요 없다. 어떻게 일하는 지를 지켜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한편 정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 대해 "집권하면 인수위 가동, 조각 준비, 인사청문회 준비 등 총선 이전에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당장 한나라당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대주주 박근혜 전 대표와 역학관계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존재가 크기 때문에 존중하고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3당 합당으로 출범한 YS정부가 JP와 결별한 이후 겪었던 어려움을 예로 들면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박근혜와 동행'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과는 위상이나 역학관계 등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격'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이 후보 본인이 수차례 걸쳐 '여의도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격변을 예고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명박은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 헌정사에서 박정희가 유일하게 일하는 대통령이었는데 이명박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한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도 "기준이 뭐냐? 노무현, 김대중이 도덕적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이명박은 비도덕적이고 나머지는 다 도덕적인가? 노무현 정부는 인수위 때부터 비리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노무현 정부가 잘 한 일이나 계승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면 꼽아달라'는 부탁에 한 동안 고개를 갸웃거리던 정 의원은 "생각나는 게 없다"면서 "온통 반면교사로 삼을 것 밖에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00년, 8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온 공화당 부시 대통령의 취임 직후 국정 기조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ABC'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ABC는 '클린턴이 한 것 빼곤 뭐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Anyting But Clinton'의 이니셜이다. 이명박 후보가 집권할 경우 2008년 대한민국에서는 'Anything But Roh'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
다음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정두언 의원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이명박에 대한 국민들의 의심해소는 시간 문제다"
프레시안 : BBK 이야기부터 간단히 짚어보자. 현 정부 인사들과 김경준 씨 사이의 '각서'를 언급했다. 각서는 확보하고 있나?
정두언 :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제보도 많이 들어오고…. 정보를 입수했다는 사람도 많이 나타다고 한다. 너무나 명확한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왜 김경준이 들어왔겠나? 우리가 밝히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날 것이고, 김경준 부터가 결국 사실대로 이야기할 것이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하냐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느냐 보다도 당선 된 뒤에도 (국정수행의 신뢰 등을 위해선) 진실이 가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를 두고 '흠이 있는 후보'라고 보통 이야기하는데, 이명박 후보는 '흠이 많이 입혀진 후보'다. 말은 정확히 해야 한다. 흠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하는데, 그게 아니란 것이다.
프레시안 : 이번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선 한나라당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 주가조작 의혹은 그렇다치더라도 소유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게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검찰이 모든 의혹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 주지 않았나.
정두언 : 우리가 경선 때 당했기 때문에 검찰을 어느 정도 불신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사실대로만 밝혀주길 바랬는데, 그렇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너무나 왜곡되고 전도된 세상이 되다 보니, 사실대로 밝힌 것을 두고도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프레시안 : 발표 이후 후보 지지율은 뛰었는데, 검찰에 대한 불신은 높아지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정두언 : 그만큼 검찰이 신뢰를 못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검찰 자체에 대한 신뢰를 국민이 못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사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불신하고도 연관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그러한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가?
정두언 : 그것은 시간 문제다.
프레시안 : 이회창 후보와 관련해 대선잔금 논란이 있다. 정 의원은 "인간적으로 차마 말을 못 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명박 후보는 자유롭겠지만, 사실 논란이 커지면 한나라당에게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닌가.
정두언 : 그렇지 않다. 방금 말한대로 이명박 후보는 상관이 없는 일이고, 한나라당도 대가를 다 치렀다. 차떼기 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지난 총선에서 호되게 야단맞지 않았나. 법적으로 따져도 다 시효는 지난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 문제로 손해를 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이회창 후보 본인도 '대가를 다 치렀다'고 한다.
정두언: 아니다. 이회창 후보 부분은 당시 수사를 하다가 중단했었다. 마저 하라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부하들이 다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 것 아니냐. 본인이 책임을 전가한 것인데, 그 부분은 가릴 때가 됐다고 본다.
이회창 후보 부분에 대해선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하니 할 수 없이 내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당에서 그 동안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자"고 하면 아무도 안 했다. 하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들 이미지 관리하느라고…. 정치인들은 누구 공격하는 것 꺼려한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특히 그렇다. 아직도 몸 사리기, 이미지 관리 같은 여당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프레시안 : '최병렬 수첩'도 한나라당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공개는 안 하고 있다. 앞으로 한나라당에서 예전 기록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없는 것인가?
정두언 : 당이 다 갖고 있다. 그런데 <시사IN>이 이회창 후보 아들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놀랍게도 이회창 후보 쪽에서 고소를 해서 지금 검찰이 수사 중이다. 우리의 도곡동 땅 문제처럼 돼 버린 것이다. 명예훼손으로 우리가 걸었더니 거꾸로 도곡동 땅을 조사하지 않았나. 검찰이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억지로 우리가 하지 않아도 다 나올 것이다. 그쪽에서 자충수를 둔 셈이다.
프레시안 : 이회창 후보가 완주는 할 것으로 보는가.
정두언 : 이제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갈 수밖에 없는데, 결국 다 불행해지는 길이다.
프레시안 : 이회창 후보가 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15대 자민련은 성공한 사례고, 16대 민국당은 완전히 망한 사례다. '이회창 당',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정두언 : 예측하기 힘들긴 하지만 우리가 집권해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집권 초부터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되면 이회창 후보의 당이 별 의미 없을 것이고….
프레시안 : 내년 총선을 보면 한나라당, 지금 여권 세력, 그리고 이회창 보수신당의 3자가 맞서는 구도인데, 한나라당보다 오른 쪽에 있는 보수신당에 대한 수요가 과연 있을까?
정두언 : 국민 입장에서 수요는 없을 것이다. 정치 지망생들의 수요일 뿐 아닌가.
"이명박 공포? 극우집회 한 번 안 나간 사람이다"
프레시안 : 이명박 후보가 현재 지지율은 대단히 높지만 '이명박 공포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회창 후보가 나섰을 때 보수 선명성 경쟁이 아니라 중도화 전략을 썼다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을 텐데.
정두언 :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회창 후보와 선명성 경쟁을 한 적이 없다.
프레시안 : 이회창 후보 출마이후 대북정책을 두고 좌고우면 했던 것 아닌가.
정두언 :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쟁이 아니라 분열이기 때문이다. 선명성 경쟁으로 비춰졌다면 좀 억울하다. 이명박 후보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바로 중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한나라당이 받지 못한 표를 받아 왔고, 또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념상으로 이명박 후보가 맘에 안 든다는 사람보다도 "흠 있는 후보는 싫다"고 해서 가는 것은 있다. 그런데 말이다. 이회창 후보가 예전 대선에 내 놓은 정책을 보라. 사실 다 중도적이지 않나?
프레시안 : 이회창 후보와 선명성 경쟁은 안 한다고 했는데, 이회창 후보 출마 직후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신대북정책을 두고도 "당론이 아니다"는 이야기도 했다. 흔들린 것 아닌가?
정두언 : 자꾸 그런 인식을 갖고 캐니까 그런데, 우리는 노력을 많이 했다. 자, 과거 자유당 정부하고 조봉암의 진보당하고 정강정책을 한 번 보자. 자유당 정강정책이 훨씬 더 진보적인 면이 많다. 정강만 보면 노동자 농민 위한 당이었고….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것 갖고 자꾸 따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나라당 내에서도 당의 당헌, 정강정책 제대로 본 국회의원이 있을까? 한 명도 없다. 그런 것을 갖고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다.
프레시안 :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사회가 뭔가 확 뒤집히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은 있는 게 사실이 아닌가?
정두언 : 그것은 <프레시안>의 시각이고…(웃음). 이명박 후보가 잘했던 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중도적인 기조를 놓쳐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포커싱을 수도권, 40대, 개혁세력에 둔 것이다. 고맙게도 후보는 한 번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사실 유혹은 많다. 광화문에서 보수단체들이 집회할 때 후보에게 나와 달라고 그러면 갈등이 있다. 안 나가기도 그렇고…. 그런데도 후보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더라.
프레시안 : 집권 이후에도 그 기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
정두언 : 집권하고 나면 또 다르지 않겠나. 사실 선거전략 상 의미가 있었던 것이고, 집권하고 나면 그런 게 어디 있나.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야 하는 것이다. 실용적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버스개편 같은 것은 전형적인 좌파정책이다. (버스회사로부터) 노선을 빼앗은 것 아닌가. 시민 입장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하면 추진하는 것이다. 일일이 수도권 40대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프레시안 : 앞서 "상대방이 흠을 입혔다"고 했는데, 대선 이후에도 총선까지 여권의 전략은 비슷할 것 같다. '이명박 특검'도 추진하고 있는데, 후보 입장에서는 이런 의혹들을 털 복안이 있는가.
정두언 : 털 것이 없다. 후보에 대해 1년 넘게 당 내외에서 네거티브를 하면서 온갖 흠을 입혔는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위장전입밖에 없다. 털 것이 없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털 게 아니라 흠 입힌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내 생각에 이명박 후보는 아마 당선 이후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 털겠다"고 할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이명박 후보는 지금까지 우리 정치사에서 볼 수 없었던 정치인이다. 기업인 출신이고 비정치적인 삶을 살아 온 후보다. 전 국민과 정치권이 그에 대해 적응을 잘 못했던 것이다. 박희태 위원장의 표현대로 마라톤을 끝까지 뛴 사람이 땀을 뻘뻘흘리고 들어오는데 "왜 그렇게 얼굴 지저분하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이명박 후보는 기업을 한 사람이다.
프레시안 : 집권을 이후 한나라당의 앞날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정두언 : 이명박 후보의 스타일이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부분이 많다.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인다는 생각도 실상 보면 다르다. 확 바꾼다? 이 후보는 굉장히 점진적으로 바꾸는 사람이다. 서울시청에 있을 때 보면 같이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는데 지나고 나면 바뀌어 있는 그런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에서도 갑자기 "어, 뭐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존중하겠지만 대통령은 위상이 다르다"
프레시안 : 당장 4월이 총선이지 않나. 점진적인 변화를 꾀한다면 총선을 앞두고선 당내에 별다른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말인가?.
정두언 : 많은 고민을 해야겠지. 그런데 대선과 4월 총선 사이에 일이 너무 많다. 인수위도 가동해야지, 인사청문회도 해야지, 조각해야지, 총선 준비도 해야지…. 4월에 모든 것을 이루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다.
프레시안 :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를 두고 '동반자'라고까지 이야기했다. 한국 정치사에 없었던 시도인데, 어떤 모델인가?
정두언 : 왜 없었나? YS하고 DJ도 있었고….
프레시안 : 그 때는 야당이었지 않나.
정두언 : 우리는 야당 아닌가?
프레시안 : 집권 이후를 말하는 것이다.
정두언 : 집권 후면 또 달라질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지금과는 위상이나 역학관계 등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하지만 당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존재가 크기 때문에 그것은 존중하고 가야 한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런데 내년 총선을 기화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이 재점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당 내에서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나.
정두언 :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어느 정부든 갈라서서 성공한 정권이 없다. YS도 3당합당하고 집권하니 밀어내고 싶었던 것 아니겠나. 그래서 결국 JP가 뛰쳐나가서 총선에서 얼마나 힘들었나.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겠지.
프레시안 : 정몽준 의원 입당을 두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견제구라는 시각도 있다.
정두언 : 정치권에서는 뭐든지 공학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정몽준 의원의 입당은 대선과정에서 대세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사실 많이 못한 것이다. 심대평, 정운찬, 진대제 다 참여시키려고 했는데 오히려 잘 안된 것이다.
프레시안 : 이 후보는 과반 지지를 당부하고 나섰다. 그런데 호남 빼고는 각 지자체 90%가 한나라당이다. 집권하면 행정부를 장악하는 것이고, 성급한 이야기지만 총선에 200석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국정 수행에 부담되는 것이 아닌가?
정두언 : (권력이) 많아서 부담이란 것은 엄살이다. 행복한 고민이지. 그런데 지금은 총선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쌓인 적폐를 제대로 시정하려면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을 갖고 여러 가지 법령도 개정해야 하는데,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이 비도덕적이면 노무현, 김대중은 도덕적인가?"
프레시안 : 지금 한국사회를 보면 노동시간은 세계최장인데다가, 월급 저축해서 살 수 도 없고 펀드다 뭐다 너무 머리를 굴려야 하는 과도 스트레스 사회다. 그런데 '일 많이 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지는 않을까? 서울시 공무원들도 이 후보 재임 당시 힘들었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두언 : 이명박 후보는 공복, 머슴, 심부름꾼이다. 공복이나 머슴이 열심히 해야 국민이 편한 것 아닌가. 정부가 혼란이나 야기하고 분열이나 조장하면 되겠나. 그러니 국민이 할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경우 아닌가. 떠들기만 했다. 정부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은 해야지 국민이 여유 생기고 놀러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물론 공무원들은 피곤하겠지.
그런데 공무원들은 힘들어도 보람을 느끼는 것을 더 좋아한다. 놀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공무원은 한심한 일부에 불과하다. 공무원들은 청계천이나 버스개편이다 하면서 밤새 일해서 성과를 남기는 것을 오히려 좋아하고 보람을 느낀다.
프레시안 : 만약 당선된다면 '이명박 시대'의 의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두언 : 정부 수립 이후 9명의 대통령 있었다. 그 중 대략적으로 일하는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한 명 밖에 없었다. 일하는 대통령 때문에 살게 됐다고들 하지 않나. 지금은 계속 정체돼 있고, 뒤돌아 가고 있다고도 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다시 한 번 일하는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그런데 일하는 지도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사회가 도약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 동안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서 쌓인 여러 모순과 부조리를 털어낼 때가 온 것이다. 기성 정치인으로는 힘들다. 이명박 후보 같은 경우에는 그에 대해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대선자금 문제랄지, 과거에 대해 자유롭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동안 입혀진 흠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중요하다.
한 번 보자. 한 샐러리맨이 기업을 키우고, 회장이 됐다. 그냥 월급쟁이 회장이 아니라 파트너십, 오너십을 가진 회장이었다. 그렇게까지 올라가려면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권의 어떤 사람보다 더 완벽하고 도덕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철모르는 사람들은 이명박이 비도덕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준이 뭔가? 나머지 사람들은 도덕적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도덕적인가? 한나라당은 비도덕적이고 나머지는 다 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에선 인수위 때부터 비리가 발생하지 않았나?
프레시안 : 그런데 사고는 대통령 본인보다 주변에서 터지는 경우가 오히려 많지 않나? 이 후보 주변에서도 사고가 터질 위험이 없다고 말할 수 있나? 위험은 누구에게나 상존하는 것 아닌가.
정두언 : 그렇다. 그런데 위험이 누구에게나 상존하는데 왜 미리 도덕적, 비도덕적이라는 구분을 하고 들어가느냐는 얘기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에서 계승할 만한 것이 있나?
정두언 : 잘 모르겠다. 반면교사 말고 있을까?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대학생 3학년 운동권 수준'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 생각도, 능력도 그 정도라고 본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부터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각 부처를 콘트롤했는데, 그런 위원회 교수와 이야기를 해 보면 너무 한심했다. 그 때 '5년 동안 절단나겠구나' 생각했는데 실제 절단이 나지 않았나. 뭘 모르는 사람들, 현실과 괴리된 교수들이 일을 맡은 것이다. 정부가 무슨 실험장인가.
프레시안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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