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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고집하는 박근혜, '메르스 패닉' 초래"

'삼성서울병원 사태' 초래한 비공개 정책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의 주범이라는 질타가 외국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병원에 대해 철저하게 비공개를 고수하는 정책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에서는 메르스에 접촉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왔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병원에 갈 일이 있어도 가지 않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정부의 비공개 방침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감을 전했다. 휴업하는 학교들이 급증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4일까지 휴업 조치에 들어간 학교만 1100곳을 넘었다.

이어 통신은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병원에 대해 침묵하면서 패닉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공중보건정책 전문가 레이너 매킨타이어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도 "한국 정부가 메르스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위기 확산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가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동안 메르스에 대한 시민의 공포는 메르스 확산보다 훨씬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이미 한국의 지역공동체와 경제까지 마비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메르스 감염자와 감염 우려로 격리 대상이 될 시민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일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이 된 채 수천 명의 시민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접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서울시는 '패닉'에 빠졌다.

3차 감염자의 사망 사례까지 발생했다. 지난 3일 사망한 80대 남자가 4일 메르스 3차 감염자로 드러나면서, 메르스 감염자가 사망한 사례가 2차 감염자 2명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또한 확진 환자 36명, 3차 감염자 6명, 격리 대상자는 1667명이 됐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모두 병원에서 감염이 됐으며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사회에서 병원 밖 감염 사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병원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격리 조치하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병원 이름을 공개하면 병원이 환자를 받기 어렵게 되므로 환자의 불편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비공개 방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병원 이름 공개가 최선"


하지만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치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특히 한국처럼 의료시설과 정보 전달체계가 발달한 나라인 경우는 '정보 제공'이 최선의 조치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주장대로 메르스가 병원을 통해서만 전염이 되고 있다면, 한국에서는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이 병원 자체가 전염 확산의 최적지가 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홍콩 당국이 즉각 치료병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홍콩 당국의 정직한 정보 공개가 전염 확산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방역당국이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을 외부와 차단시키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오히려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를 방역당국이 숨기고,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에 대한 격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메르스를 일부러 확산시키고 있다"는 괴담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의사가 지난 1일 '35번째 메르스 환자'로 확진되기 전까지 정부도, 병원도 이 의사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이 의사는 병원 내외에서 무려 1500명이 넘는 사람들과 접촉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나서서 4일 밤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 의사가 접촉한 사람들은 1565명의 몇 배가 될 수 있다"면서 서울시가 더 이상 정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책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가 급격히 늘고 있는 등 우리 경제에도 '메르스 사태'가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도, 도대체 메르스 감염이 발생한 병원을 알 수 없어 공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들은 이제 외국에서 모두 '메르스 의심환자'로 취급받게 되었다. 감염 우려 대상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통제 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SNS로 소통을 잘해 'SNS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부의 비공개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4일 성남시 상황을 전격 공개했다. 이 시장은 "정보 공개로 혼란과 불안이 초래될 수 있으나, 정보 부족에서 오는 더 큰 불안과 혼란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명 시장, 누가 더 옳은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분명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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