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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연금은 저소득층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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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연금은 저소득층에게 유리하다?

[김연명의 '국민 연금, 오해와 진실' ④]

국민 연금 개혁이 화두입니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기금이 고갈되면 국민 연금을 혹시 못 받지 않는지', '국민 연금 제도는 미래 세대를 갈취하는 제도인지' 궁금해 합니다. 심지어 '국민 연금 탈퇴할 수는 없나요?' 같은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어떤가요? 한 편에서는 국민 연금을 불신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돈에 제일 밝은 '강남 아줌마'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국민 연금 임의 가입자'로 가입합니다. 보험료 절반을 회사가 내주는 직장 가입자도 아닌 강남 아줌마가 보험료를 더 내면서까지 국민 연금에 가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국민 연금은 그 어떤 사적 연금 제도나 은행 적금보다 확실한 노후 소득 보장 제도입니다. 젊었을 때 100을 내면, 노후에 평균 150~180을 돌려줍니다. 단, 가입한 사람들에게만입니다.

<프레시안>은 김연명 중앙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의 도움을 받아서 국민 연금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드립니다. 김 교수는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 기구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 국내 최고의 공적 연금 전문가입니다.

(☞관련 기사 :
국민 연금, '덜 내고 더 받는' 마술의 비밀은?, 국민 연금은 미래 세대를 갈취하는 제도?, 미래 세대, 노인 부양비로 '파국'을 맞을까?)

오해 4. 국민 연금은 저소득층에게 유리하다?


국민 연금은 저소득층일수록 더 높은 소득 대체율을 보장합니다. 고소득층이나 중간소득층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낸 돈(보험료)보다 받는 돈(노후에 받는 연금)이 많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월급이 400만 원인 고소득층 '갑', 월급 200만 원인 중간소득층 '을', 월급 100만 원인 저소득층 '병'이 있다고 합시다. 세 사람 모두 40년 동안 국민 연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면, 갑은 노후에 120만 원을, 을은 80만 원을, 병은 60만 원을 연금으로 받습니다.

400만 원을 벌던 갑은 노후에 120만 원을 받았으니 소득 대체율 30%(400만 원 가운데 120만 원)를 적용받습니다. 마찬가지로 을은 40%(200만 원 가운데 80만 원)를, 병은 60%(100만 원 가운데 60만 원)를 적용받습니다(물론 가입자들의 실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은 평균 23년에 불과하고, 저소득층일수록 국민 연금을 오래 붓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 연금은 이득이다, 가입한 사람들에게만

국민 연금이 저소득층에게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바로, '국민 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실제로 상당수 저소득층은 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각지대에 남아 있습니다. 국민 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는 뜻입니다.

국민 연금 가입자들은 정규직 노동자, 고소득 자영업자 등 '먹고살 만한 계층'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가입자들이 미래 세대의 보조금을 받아 노후에 연금을 탑니다. 그러나 정작 노후 대비가 더 필요한 저소득층, 비정규직 노동자는 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아, 미래 세대 보조금을 못 받는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 저소득층은 국민 연금 사각지대에 놓일 확률이 높다. ⓒ프레시안(최형락)

보건복지부가 낸 국민연금통계연보를 보면, 영세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절반은 국민 연금 제도에서 제외돼 있습니다(이 노동자들은 국민 연금뿐 아니라, 4대 보험 혜택 전체를 받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국민연금 미납 사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실직, 사업 중단, 생활 곤란 등 '소득 부족'을 꼽았습니다.

정리하면, 국민 연금은 가입자들 내부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국민 연금의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있는 계층'은 도와주고 '없는 계층'은 도와주지 못해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게 됐습니다.

한국 공적 연금 소득 대체율, 세계은행 권고안 40%에 못 미쳐

해법은 공적 연금 강화입니다. 실제로 유럽 국가들의 관대한 연금 제도를 비판한 보수적인 세계은행조차도 "퇴직 시 '최저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적 연금 제도가 '순소득 대체율 40%' 수준(최고 소득 대체율로는 60%)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요? 김연명 교수는 "국민 연금의 평균 가입 기간을 25년으로 잡을 경우, 평균 소득자(현재 200만 원)의 소득 대체율은 25%(50만 원) 수준이고, 여기에 기초연금 5%~10%(10만~20만 원)가 추가돼도 30~35% 수준이 돼 세계은행이 설정한 공적 연금의 최소 소득 대체율 40%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참고로,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2년 미만인 소득 하위 70% 노인들은 20만 원 전액, 즉 소득 대체율 10%를 받지만, 국민 연금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이면 10만 원, 즉 소득 대체율 5%만 받습니다.) (☞관련 기사 : 정부·새누리 기초연금안, 고액 연금 수급자가 더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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