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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쫄 굶는데, 방구석엔 금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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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쫄 굶는데, 방구석엔 금은보화?

[김연명의 '국민 연금, 오해와 진실' ⑤]

국민 연금 개혁이 화두입니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기금이 고갈되면 국민 연금을 혹시 못 받지 않는지', '국민 연금 제도는 미래 세대를 갈취하는 제도인지' 궁금해 합니다. 심지어 '국민 연금 탈퇴할 수는 없나요?' 같은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어떤가요? 한 편에서는 국민 연금을 불신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돈에 제일 밝은 '강남 아줌마'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국민 연금 임의 가입자'로 가입합니다. 보험료 절반을 회사가 내주는 직장 가입자도 아닌 강남 아줌마가 보험료를 더 내면서까지 국민 연금에 가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국민 연금은 그 어떤 사적 연금 제도나 은행 적금보다 확실한 노후 소득 보장 제도입니다. 젊었을 때 100을 내면, 노후에 평균 150~180을 돌려줍니다. 단, 가입한 사람들에게만입니다.

<프레시안>은 김연명 중앙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의 도움을 받아서 국민 연금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드립니다. 김 교수는 공무원 연금 개혁 실무 기구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 국내 최고의 공적 연금 전문가입니다.

(☞관련 기사 : 국민 연금, '덜 내고 더 받는' 마술의 비밀은?, 국민 연금은 미래 세대를 갈취하는 제도?, 미래 세대, 노인 부양비로 '파국'을 맞을까?, 국민 연금은 저소득층에게 유리하다?)


오해 5. 국민 연금은 재정 안정화가 목적?

정부는 '기금 고갈'을 이유로 '재정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국민 연금 적립금 규모가 세계 1위입니다. 국민 연금 적립금은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해서, '연못 속에 고래'로 비유될 정도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자료를 볼까요? 2010년을 기준으로 한국은 국내 총생산(GDP) 대비 공적 연금 기금 규모가 27.6%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큽니다. 그 뒤를 2위 스웨덴(27.2%), 3위 일본(25.9%), 4위 미국(17.9%), 5위 캐나다(8.6%)가 이었습니다.

최근 자료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의 국민 연금 적립금은 GDP의 35%까지 쌓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모로, 한국은 이미 국민 연금 재정이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연명

물론 미래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보험료를 지금 이대로(9%) 두면 국민 연금 기금은 2060년에 소진될 전망입니다. 기금이 갑자기 소진되면 경제에 큰 충격이 오기에, 보험료를 조금씩 올려서 기금 소진 시점을 연착륙시켜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춰야 하는 것도 현실이지만, 정부가 '기금 고갈'을 빌미로 국민에게 국민 연금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야 합니다. 국민 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금의 존재 이유가 뭘까요? 국민 연금의 궁극적인 목적이 뭘까요? 당연한 대답이지만 '재정 안정'이 아니라, '노후 소득 보장', '노인 빈곤 완화'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공적 연금 제도는 노인 빈곤을 방지하는 장치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OECD가 낸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한국은 노인 상대 빈곤율(중위 소득 50% 미만을 버는 노인 가구의 비율)이 49.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 수치는 OECD 회원국의 평균 빈곤율 12.6%의 약 4배에 달합니다. 길을 가다가 만난 노인의 두 명 중 한 명은 가난하다는 의미입니다.


ⓒ김연명

김연명 교수는 공적 연금의 목적이 '재정 안정'이라고 보는 시각은 본말전도라고 지적합니다. 비유하자면 "노인들은 쫄쫄 굶고 있는데, 정부는 옆방에 금은보화를 쌓아 놓은 격"이라고 말합니다. '기금을 위한 연금'이 아니라 '노후를 위한 연금'으로 돌려놓는 것이 본래 취지에 맞는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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