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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지부 철회한 '보험료 두 배' 재탕 저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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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지부 철회한 '보험료 두 배' 재탕 저의는?

"국민연금 세금 폭탄론 근거, 비현실적이며 황당"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기로 한 여야 합의에 대해 이번엔 청와대가 과장된 수치에 근거한 '세금 폭탄론'을 들고 나왔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키워야 할 청와대와 정부가 앞장서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세금 폭탄'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며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면 앞으로 65년간 미래 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 부담은 1702조 원, 연평균 26조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또 "세금 투입 없이 보험료율을 올리면 2016년 한해에만 34조5000억 원,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209만 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했던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11일 보도 자료를 내어 "청와대의 국민연금 관련 발언은 근거와 가정이 비현실적이고 황당해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금 폭탄 1702조 원이 아니라, 연금 혜택 1702조 원

'1702조 원 세금 폭탄' 발언에 대해 김 교수는 "이 주장은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렸을 때 추가로 지급되는 연금액을 보험료 대신 전액 세금으로 지원할 경우 추정한 금액"이라며 "연금 비용을 전액 세금으로 부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전제이므로 그야말로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가 세금 폭탄을 주장하려다 거꾸로 소득 대체율을 50%로 인상했을 때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 규모를 밝혀주는 꼴이 됐다고 짚었다. 소득 대체율을 인상하는 데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거꾸로 보면 국민에게 돌아가는 연금액의 크기를 의미하는 탓이다.

김 교수는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면 앞으로 65년간 1702조 원, 연간 26조 원의 연금이 추가로 지급된다"면서 "그 혜택은 현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모두 돌아간다"고 정리했다.

ⓒ연합뉴스

문형표 장관 스스로 철회한 '보험료 두 배 인상론' 재탕한 청와대


'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보험료 209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김 수석의 주장도 과장됐다는 반론이 나왔다. 이 주장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했다가 사실상 스스로 철회한 보험료 두 배(현행 9%→18%) 인상론과 같은 가정을 전제로 한 비현실적인 수치라는 것이다.

정부가 '보험료 두 배 인상론'을 들고나온 데는 2100년 이후에도 연금 기금을 17년 치 쌓아놓는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김 교수는 "2100년 이후에도 17년 치 적립금을 조성하려는 국가는 역사상 없으며 이런 황당한 규모의 적립금을 쌓으려다 보니 보험료를 두 배 인상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적립금을 지나치게 많이 쌓을 필요는 없다는 반론이 나오자, 문형표 장관은 지난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자실을 방문해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려면 3.5~4%포인트 정도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해 사실상 기존의 '보험료 두 배 인상론'을 스스로 철회했다.


'투자 수익금' 무시한 보험료 두 배 인상론

게다가 청와대의 '가입자 1인당 209만 원 추가 부담론'은 '공룡 적립금'을 운영하는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금 규모를 무시하고, 연금 지급액을 전액 보험료로만 충당한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적립금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금으로 연금을 충당하는 부분 적립식 재정 운용을 채택했기 때문에, 소득 대체율 인상에 필요한 재원을 모두 국민의 보험료로 충당한다는 가정은 비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88년 국민연금이 시작된 이후 올해 2월까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총 595조 원이 쌓였는데, 이 중 37%인 221조 원이 보험료를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얻은 투자 수익금이다. 2014년의 경우 보험료 수입이 34조 원이었고, 투자 수익금은 23조 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연금액 지급에 드는 재원의 절반 정도를 투자 수익금에서 충당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고, 이는 미래 세대의 보험료를 낮춰준다"며 "투자 수익금 때문에 보험료를 약간만 올려도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책임하고 선동적이고 정치적인 발언들이 불신을 증폭시켜 국민연금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청와대와 복지부는 수치의 근거와 계산 방식을 밝혀 더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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