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와 함께 공적연금(공무원·군인·사학·국민연금)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입법화하기 위한 사회적 기구와 국회 특별위위원회를 각각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공적연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인상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의 재정절감분을 국민연금에 일부 투입하는 데 대해 정부와 청와대가 거부감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활동시한인 2일 국회에서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 서명했다.
여야는 우선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내놓은 합의안을 받아들여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마련, 이번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6일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실무기구 합의안은 지급률(연금액 비율)을 1.9%에서 1.7%로 20년에 걸쳐 내리고,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을 7%에서 9%로 5년에 걸쳐 높이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향후 70년간 약 333조원의 총재정부담(정부 보전금·부담금·퇴직수당) 절감 효과를 얻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애초 새누리당의 개혁안보다 재정절감 효과가 24조원 많다.
여야는 합의문에서 "공무원 단체가 국가 재정을 위해 고통 분담의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이번 개혁안에 '국민 대타협'의 의미를 부여했다.
여야는 그러면서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여야가 합의한 시한을 지켜 공무원연금 개혁을 처리하는 대신 국민연금을 포함한 모든 공적연금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올해 안에 만들기로 한 것이다.
여야는 지난 3월 국민대타협기구의 발표대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에 맞춰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사회적기구의 명칭 가운데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가 '노후빈곤 해소'로 달라졌다.
사회적기구는 일단 새정치연합과 공무원 단체가 요구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추세라면 2018년 45%, 2028년 40%로 하락하는 명목소득대체율을 묶어두자는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이나 연금 크레디트(보험료 납부인정 제도) 확대를 위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여야는 6일 본회의에서 사회적기구 구성을 의결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운영키로 했다. 사회적기구에서 도출된 결과를 입법화하는 특별위원회도 만들어 8월 말까지 운영하는 특위 구성 결의안도 6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사회적기구는 단일안 또는 복수안을 만들어 특위에 제출하고, 특위는 이를 심의·의결해 9월 국회에서 처리한다.
이같은 여야의 합의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는 거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기대에 못 미치고, 공적연금 기능 강화 약속이 오히려 더 큰 짐을 지웠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문형표 장관은 이날 김 대표를 찾아와 여야의 정치적 합의에 강력히 반발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 만들어진 특위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명시한 건 일종의 '월권'이라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것과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의 결과를 되돌리는 것은 정부로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이다.
애초 의도했던 공무원연금의 구조개혁(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개혁)을 포기하고 모수개혁에 그쳤을 뿐 아니라, 모수개혁으로 발생하는 재정절감 효과마저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한 데 대한 아쉬움도 보여 향후 연금 개혁을 둘러싼 당·정·청의 갈등 소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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