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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없는 수정안… 박근혜 정부, 장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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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없는 수정안… 박근혜 정부, 장난하나"

유경근 "안하무인격… 내일 차관회의 찾아갈 것"

해양수산부가 29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수정안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해수부 수정안에 대해 "수정 없는 수정안"이라며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시행령 전면 폐기'를 요구하며 지난 27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인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는 (시행령안) 내용의 변화 없이 문구만 일부 수정했다"며 "이런 시행령 수정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것 자체가 특조위와 유가족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수정안을 지난 22일 법제처에 제출해 사전 심사를 의뢰했으며 이날 공식 브리핑을 거쳐 오는 30일 차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후 2시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수정안 수용 불가 기자회견을 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프레시안(서어리)

문제는 수정안의 내용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해수부가 이날 발표할 수정안은, '기획조정실장' 직위를 그대로 두는 등 핵심 쟁점 사항은 지난달 27일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안 그대로 유지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령안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획조정실장'은 특조위안 중 3개 소위원회 위원장이 하는 지휘·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특조위는 이 기획조정실장직에 대해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특조위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세월호 유족들 "박근혜 '눈물의 약속'은 어디로?")

특조위와 유가족의 반발이 따르자, 해수부는 수정안을 통해 기획조정실장 권한을 '종합기획·조정' 대신 '협의·조정'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견에 배석한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은 "(기획조정실장) 명칭도 그대로 두고 권한은 문구만 살짝 바꾼 데 불과하다"며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낱낱이 들여다보겠다는 의사를 포기할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수부는 진상규명 과제를 정부 조사 결과만으로 한정한 점 역시 고치지 않았다. 정부 조사 결과 또는 자료의 '분석 및 조사'를 '분석'과 '조사' 두 개로 나누었을 뿐이다.

안전사회 관련 업무를 4.16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사항만으로 축소한 부분 또한 그대로 두었다. 특조위는 원안에서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 즉 총괄적인 재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한 바 있다.

이들은 "특조위와 가족들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해수부의 이번 발표안은 시행령 수정이 아닌 말장난"이라며 "이는 지난 4월 15일, 대통령이 특별법 시행령을 원만히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과 대단히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부와 정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시를 드러내놓고 거부하는 이유를 국민 앞에 밝혀야만 할 것"이라며 "이제 대통령께서 응답할 차례"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해수부가 수정안을 발표한 뒤 해당 내용을 그대로 다음날 차관회의에 상정할 경우, 광화문 농성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 앞서 농성장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전하며, "저희가 보기엔 모든 과정이 정부가 조작하고 경우에 따라선 적절히 차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 대표는 "시행령 문제라 국회 야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기엔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언론에 알리는 일방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운데)와 이야기를 나누는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 ⓒ연합뉴스

"정부, 유가족 의견 수렴 없었다… 차관회의 찾아갈 것"

해수부 수정안은 내용뿐 아니라 만들어진 과정도 문제로 거론된다. 해수부는 그동안 특조위와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혔음에도, 정작 의견 청취 과정을 생략한 것.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예은 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수정안에 대해 "한마디로 너무 안하무인격, 말장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저희 가족들과 특조위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세 차례나 차관회의를 미루면서 시간을 끌었는데 그간 단 한 번도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언론에는 그래서 차관회의를 미룬다고 얘기해왔다"고 규탄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우리 가족은 정부가 조사 대상일 뿐이지, 범인이라고 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국민은 정부가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걸 보니 범인인가보다 하고 추측한다. 정부 스스로 유언비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수부는) 내일 차관회의에서 오늘 발표될 수정안을 올릴 게 아니라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리길 바란다"며 "내일 차관회의에 상정되는지 안 되는지 보기 위해 가족들이 차관회의에 찾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령 수정안 반대' 입장을 표명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마이크 잡은 이).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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