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유령취업 논란' 끝에 "본인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자신의 운전기사와 부인인 김윤옥 씨의 운전기사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월급을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 후속 파장이 예상된다.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후보의 운전기사 신 모 씨가 이명박 후보가 설립한 부동산 임대회사에 위장취업해 2006년 7월부터 현재까지 월급 312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확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이 후보 부인의 수행비서 겸 운전기사인 설 모 씨가 같은 방식으로 3400만 원의 월급을 받은 추가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설 씨가 직원으로 등재된 대명통상의 영포빌딩은 최근 '성매매 행위' 여부논란을 빚은 단란주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강 의원은 "이 금액은 이 후보 소유회사의 필요경비로 처리되고 있다"면서 "즉 자녀들을 소유회사에 위장취업시켜 탈세한 이 후보는 자신의 운전기사까지도 위장취업시켜 탈세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 씨는 지난 2001년 5월부터 이 후보의 회사인 대명통상과 대명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아 왔다. 그는 서울시장 재직시절에는 관용차를 몰았고, 현재도 이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 후보는 자녀들에 이어 운전기사마저 위장취업시킨 탈세범인 동시에 회계책임자를 통하지 않은 자금집행으로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면서 "이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죄로, 이 후보는 이제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그 몇 푼 안 되는 세금을 피하려고 이런 편법을 동원하느냐"고 맹비난했다.
송 의원은 또한 자녀 위장 취업 문제에 대한 이 후보의 해명을 문제 삼으며 "참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불찰이라면서도 알았다는 것인지, 몰랐다는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녀들이) 실제로 근무했는지, 아닌지보다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불찰", "알았든 몰랐든 제 책임"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었다.
"입주자의 권리? 나라를 성매매 천국으로 만들테냐"
신당 의원들은 또 이 후보 소유의 서초구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에 입주한 유흥업소가 성매매 영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홍미영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어제 저녁 8시 20분 경 강기정, 유승희 의원들과 함께 성매매 영업을 확인하러 영일빌딩에 갔지만 문제의 'ㅋ 클럽'은 모든 문을 다 닫고 '내부 수리 중'이란 안내문을 내걸었다"며 "성매매 보도가 나간 직후 내부 수리를 결정했다는 자체가 성매매 사실을 시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 업소에서 성매매가 진행됐다는 것을 건물주인 이 후보가 인지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며 "이는 성매매보다 더 나쁜 '성매매 알선'으로 성매매 특별법 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을 문제 삼았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해당 업소의 성매매 논란이 불거지자 "여러 차례 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으로 보장된 임차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어 적법한 영업을 부탁했다"고 해명했었다.
이에 김 대변인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성매매업자는 물론 성매매업자에게 건물을 빌려준 임대 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성매매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줄 것 같다"며 "나라를 성매매업자의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인식의 오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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