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6일 밝혔다.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청문회에 출석할 테니,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청문회장에 나와야야 한다는 초강수 '정면 대응'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 전 대통령 등을 포함한 이명박 정부 시기 자원외교 핵심 5인방을 새정치연합이 증인으로 요구한 데 대해 노무현 정부 시기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표 등도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며 적반하장격의 대응을 고수해 왔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의 이날 증인 출석 선포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7일 활동 종료될 위기를 정면 돌파함과 동시에, 시간이 흐르며 관심 밖으로 밀려나던 MB 정부 시기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한 여론 집중도를 높이는 기능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원개발 국조 특위가 청문회 한 번 열지 못한 채 활동을 마감하게 되어선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은 제가 증인으로 나가면 이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나온다고 한다. 좋다. 제가 나가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나오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기 해외 자원개발은 감사원도 인정한 총체적 부실이자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없는 혈세 탕진"이라면서 "그 진상규명에 필요한 청문회 한 번 열지 못한다면 국회가 아니다. 아이들 밥(무상급식)은 돈이 없어 못 주겠다면서 수십조의 국부가 유출된 희대의 범죄를 덮고 넘어간다면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고도 했다.
문 대표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의혹과 분노 앞에 진실을 밝히는 것이 옳을 것"이라면서 "진실을 밝히는 데 성역이 있을 수 없다. 청문회 개최와 증인 채택에 관련한 오늘 저의 제안에 대해 김무성 대표의 현명한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의 뒤를 이어 다른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자원외교 국조특위 연장'과 이 전 대통령 출석을 촉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3일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는 국정조사 특위가 왜 연장되어야 하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확정된 손실만 19개 사업에 3조4000억 원인데, 이 돈이면 누리과정 3조9000억 원을 충당할 수 있는 돈"이라고 공격했다. (☞ 관련 기사 : 감사원 "MB 자원외교, 66조 투자금 회수 불투명")
그러면서 그는 "문 대표도 청문회에 나가겠다니 새누리당과 이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바로 답해야 할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앞으로도 계속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 한다면 4월 임시국회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단 걸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이명박 정부 시기 유출된 것으로 알려지는 세금 규모와 무상급식을 연결지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기투입된 (해외 자원외교 투자비) 27조 원과 앞으로 더 투자해야 하는 34조 원을 합한 61조 원은 전국 무상급식을 국민 세금 없이 23년간 할 수 있는 규모"라면서 "가히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끝내 국정조사를 방해한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몰아붙였다.
전병헌 최고위원과 오영식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을 "자원외교 비리의 태생적 공범이자 비호 세력"에 빗대면서 국정조사 특위 활동 연장과 이 전 대통령의 청문회 증인 출석 촉구에 말을 보탰다.
여야가 지난 1월 합의한 자원외교 국정조사 계획서에 따르면,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여야가 합의해 1회에 한해 25일 이내 범위로 기한을 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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