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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입고 우향우! 문재인의 진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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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군복 입고 우향우! 문재인의 진짜 '문제'는?

[냉면 토크] ② 문재인, 냉면 먹으면서 정치 얘기 좀 하입시더~

냉면 먹으며 정치 이야기를 하는 '냉면 토크'의 두 번째 주제는 '문제의 문재인'이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발언이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3% 전쟁'으로 옮겨간다. 보수든, 진보든 집권을 하려면 중간층을 잡아야 한다는 공식이 논쟁의 주제가 됐다. 정말 3%만 잡으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3%를 더 얻어 정권을 잡고 나면 세상이 달라질까? 소득주도성장론을 먼저 들고 나온 문재인을 대표로 둔 새정치민주연합은 보편 증세 성격이 짙었던 연말정산 논란을 '세금 폭탄'으로 규정했다. 이 미묘한 엇갈림에 대해 '궁서체'로 고민했다.


김종철 노동당 전 부대표,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 최창민 청년비례대표제포럼 청년위원, 프레시안 전홍기혜·여정민·이명선 기자(이하 '냉면 토커')가 국민모임 정동영 '관악을' 후보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제안한다. "문 대표님, 냉면 먹으면서 정치 얘기 좀 하시죠?"

▲ '군복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제3165부대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천안함 발언'으로 이삭줍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대권 도전에 앞서 안보 분야 면접을 자청했다. 문제는 "천안함 사건은 누구의 소행인가"였다. 그는 "북한 잠수정이 감쪽같이 들어와 천안함 타격 후 북한으로 복귀했는데 이것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럴수럴수 이럴 수가! 군복 입고 우향우라니…. '냉면 토커'들이 아우성쳤다.

김종철 : 완전히 준비된 발언이다. 문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천안함 침몰'을 고수하다 선거 하루 전날 '천안함 폭침'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이번에 '북한 소행'이라고 발언하면서 천안함 사고의 진상규명이야 어쨌든 '천안함과 관련한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천안함, 북한 폭침' 발언은 문 대표가 처음이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해 3월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몽준 의원을 의식해 "천안함 폭침 사건은 명백히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가 있었고 국민은 여전히 그 아픔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 이전에, 이미 학습효과가 있다. 다만, 당대표가 된 후 첫 변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 '5비5락(五飛五落)' 전적의 자칭 '동작구 귀염둥이' 김종철 노동당 전 부대표. ⓒ프레시안(최형락)
김종철 : 박원순 시장의 변신과 비슷한 것 아닌가. 중도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중도(中道)로 가는 첩경은 역시 남북관계구나'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천안함 사고를 '북한 소행'이라고 말하기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국방부 정보본부가 제공한 정보만으로는 '1번' 어뢰가 북한 것이라고 장담하기에 무리가 있다. 문 대표는 '이런 의구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대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배제된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다.

조성주 : 대권 욕심을 가진 이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3%만 얻으면 된다! 3% 전쟁이다!' 진보든 보수든 '중간층 3%만 공략하면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프레시안 : 2002년 대선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가 '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인 이득은 북한 시장'이라며 '이를 유지해 줄 수 있는 정권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히 의외였는데, 결국 이념을 떠나 노무현 정부를 지지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입장이 역전된 것이다.


조성주 : 보수 진영의 실패 사례를 꼽자면, 이명박 정부 집권 3년 차에 치러진 6.2 지방선거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안팎이었으나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등 독단적인 국정 운영으로 민심 이반 현상이 뚜렷했다. 그리고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자 지방선거 승부수로 '북풍'을 앞세웠으나, 역전됐다(제5회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결과 민주당 7곳, 한나라당 6곳, 자유선진당 1곳, 무소속 2곳 차지. 교육감의 경우, 최초로 진보성향 교육감 6명 당선). 세대 투표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경제 논리가 훨씬 강하게 작동했다고 본다. 이념에 치우친 선거를 하면, 역반응을 일으키는 측면도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지금 대선 후보들은 '내 지지층(집토끼)'을 얻으려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집권의 축이 48 대 51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 '3%만 얻으면 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대선=3% 싸움'이라는 공식을….


김종철 : 난 인정한다. 실제도 그렇다. '이기느냐, 지느냐'의 기준으로 보면 3%가 중요하다. 문 대표가 천안함 사고에 대한 입장을 변경한 후, 지지율이 30%를 넘어섰다. 만약 문 대표가 차기 정권을 잡는다면 천안함 사고 재조사 요구에 시달리겠지만, 당장은 잃을 게 없다. 후에, 천안함 사고가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손해날 게 없다.

'북한 소행이 아니'라며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문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중간층 즉, '천안함 폭침' 논란이 계속되는 게 싫은 사람 입장에서는 관련 입장을 빨리 정리해주길 바랄 것이다. 양당 구조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로 보면 그 3%는 중요하지 않다.

최창민 : 대권을 바라보는 문 대표는 진영 논리를 떠나 51%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천안함 사고로 희생된 군인들이 불쌍하지 않나. '북한이 저지른 일인지, 제3자의 소행인지'보다 눈앞에 있는 사망자와 유가족의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아들을 잃은 부모 입장으로, 또 대권이라는 노림수를 생각할 때 문 대표의 '천안함, 북한 폭침' 발언은 정서상 맞는 부분이 있다. 당선 여부가 중요하지, 사회 변화가 중요하지 않다.

문재인, '문재인의 문제'부터 해결하라

"모든 욕망의 코드는 통한다. 명예욕이 강한 사람은 성취욕도 강하고, 권력욕도 강하고, 소유욕도 강하고, 식욕도 강하고, 성욕도 강하다. 한 마디로 모든 욕망이 다 강하다." <한겨레> 성한용 기자의 칼럼 내용이다. 그래서 묻는다. 문재인의 욕망은 지지율 3%가 전부인가.

김종철 : 3%의 지지율을 얻기 위해서 (보수 정권 또는 집권당과) 차별을 희석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결과적으로 정권을 바꿀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큰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 청년 실업 문제를 고민하다 '자발적 실업자'가 된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월급 없는 명예직). ⓒ프레시안(최형락)
조성주 : 그게 딜레마다. 차별성을 희석하지 않으면 3%를 못 얻어서 지는 것 아닌가. 정권 창출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김종철 : 그렇기 때문에 보수가 맡든 중도가 맡든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 속에서 진보가 권력을 잡아야 그나마 확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자유당(보수)과 노동당(진보)의 역사다.

조성주 : '정당체제의 변화가 결국 사회의 변화다'라는 논리 아닌가. 그것이 사회 변화에 훨씬 유익한 효과를 미친다는 이론적 신념이 있기 때문에 동의한다. 그런데 문제는 유력 대선주자들은 그런 구도를 짜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 변화에 관심이 없다. 딱 3%만 생각한다.

최창민 : 대선도 중요하지만,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제3정당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김종철 : 우리가 새정치민주연합(舊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고 진보정당을 하는 이유다. 과거 민주당 세력을 대체하면서도 더 근본적인 대책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조성주 : 문재인 대표가 정치적 포지션을 확실하게 정했다. 안보는 오른쪽으로, 경제는 왼쪽으로….

김종철 : 문 대표의 그런 행보가 다른 측면에서 발현된다면 '문재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금 문제, 동성애 문제 등 (보수 진영과) 싸워야 할 게 있다. 법인세 인상, 고소득자 증세는 좌우할 것 없이 누구나 바란다. 그런데 '보편 증세'와 '연말정산 세액공제'에 대해 '맞다'라고 말하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 대표는 이런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게 '문재인의 문제'다.

조성주 : 지난해 7월 문 대표가 '소득주도성장론'을 먼저 얘기했다. 그리고 보름 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발표하며 경제정책 방향을 소득주도성장으로 바꿨다. 그런데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보편 증세와 관련해 과거 '세금 폭탄' 논리를 그대로 들고 나온다.

김종철 : 그걸 솔직하게 얘기하고 싸워야 한다. 문 대표가 본인의 문제적 상화을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정당은 비난을 받더라도 보편 증세를 주장해야 한다.

조성주 : 그렇다. 그럼에도 '문 대표가 말하는 소득주도성장론은 뭘까?'를 진지한 '궁서체'로 고민했다. 앞뒤가 안 맞지 않나. 그러다 방법을 찾았다. 소득이 오르면, 세금을 많이 내니까 소득이 성장을 주도한다는 얘기구나! 그럼, 문제가 해결된다.


▲ '선배 꼬임'에 민주노동당과 민주통합당을 오가며 잔류 좌파로 살고 있는 최창민 청년비례대표제포럼 청년위원. ⓒ프레시안(최형락)
'냉면 토커' 전원 : 뭐? 당연한 거 아냐?

김종철 : 음, 약간의 블랙코미디다.

조성주 : 재미없어? 준비해온 건데…. 그렇잖아. 소득주도성장론을 얘기하면서도 증세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김종철 : 아, 그런 의미에서? 재밌다. 재밌어. 증세에 대한 반감을 피할 수 있다는 거네. 중요한 포인트다.

최창민 : 그렇다면, 가정을 해보자. 문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됐다면? 보편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했을까? 당연히 못한다. 절대 못한다. 그래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국민 입장에서 '박근혜'와 '문재인'의 집권 차이는 뭔가?

최창민 : 차이 없다.


김종철 : 그러니까 진보 정치를 해야 한다?

최창민 : 그렇다.

김종철 : 오케이, 난 이 얘길 듣고 싶었다.

조성주 : 답을 정해 놓고, 그쪽으로 몰고 간 느낌인데?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였어도 경제 정책은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솔직히 동의할 수 없다. '김대중-노무현 10년'과 '이명박-박근혜 10년'에 따른 일종의 학습효과인 것 같은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치와 정치의 차이가 정말 경제 정책의 차이일까?

솔직히 민주당 세력이 집권했어도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시스템 변화도 가져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국민에게 이 정도의 트라우마를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게 집권의 차이라고 본다. 국민들은 과거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느끼고 있다. 현 정권의 대항마를 자처한다면, '그 차이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가 차기 집권 플랜이 되어야 한다.

* '냉면 토크'는 김종철 노동당 전 부대표가 냉면집을 차렸다는 '뉴스'에서 시작됐다. 2002년 용산구청장 후보, 2006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노회찬, 심상정의 뒤를 잇는 차세대 진보정치인의 상징이었다. 복잡다단했던 진보정당의 분열 과정을 거치며 어느새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나이가 된 그의 냉면집에서 냉면이 아닌 정치를 논하기로 했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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