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간판 사업인 '자원 외교' 사업에 공기업들이 이미 투자했거나 앞으로 더 투자해야만 하는 돈을 모두 합치면 66조 원에 육박하지만, 이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감사원이 밝혔다.
감사원은 3일 출입기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감사원이 '자원 외교' 사업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2003년 이후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116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31조4000억 원을 투자했고, 앞으로 34조3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지만 투자금 회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는 이미 계약 등에 따라 투입되기로 약속된 금액이어서, 수익성이 낮은 것을 알면서도 돈을 더 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국가위험이나 탐사실패, 시설 노후화, 유가하락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고, 자산가치 재평가시 잠재부실이 드러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 전망을 피력했다. 특히 이라크의 아카스 가스전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3538억 원이 투자됐고 앞으로도 2조9249억 원이 더 들어가야 하지만 이 지역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점령되면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감사원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된 전체 금액은 노무현 정부 당시 3조3000억 원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석유공사 15조8000억 원, 가스공사 9조2000억 원, 광물자원공사 2조 원 등 27조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확정된 투자손실액만도 벌써 3조4000억 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또 기존 감사 결과 116개 사업 중 12개 사업의 경제성이 과다 평가돼, 1조2000억 원이 과다 투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다 투자' 1조2000억 원을 합해 이들 12개 사업에는 모두 15조2000억 원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이들 공기업이 충분한 자금 없이 차입금 등 '빌린 돈'으로 투자를 추진하면서 유동성 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예컨대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가스공사 2조8924억 원, 광물자원공사 1조3808억 원 등이다.
감사원은 사업별 성과분석을 토대로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하거나, 사기업으로 사업 주체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구조조정에 착수한 일부 사업의 경우는 부채 감축을 위한 졸속 매각이 추진된 사례도 있어 '뒤처리'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