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여부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구식, 박찬숙, 전여옥, 이성권, 김정훈, 김명주, 안명옥, 박대환, 배일도 의원 등 초선 의원 10명은 3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조찬회동을 열고 이 전 총재 출마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대선이 50여 일도 남지 않는 시점에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 의원은 지난 해 12월에도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았고, 이순신은 죽지 않았다"며 정계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이 전 총재를 겨냥해 "불패의 군대로 패한 이 전 총재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이라며 맹비난했던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하는데, 당이 분열되는 양상을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이보다 더한 보수층의 분열 양상은 없을 것"이라고 이 전 총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애초에 이 전 총재에게 직접 출마의 뜻을 접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섣불리 움직일 경우 오히려 이 전 총재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일단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은 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
전날 이 후보가 측근들에게 "이 전 총재가 직접 출마 선언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내린 것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내의 '이회창 출마 반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박찬숙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는 금요일(2일)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면서 "이 날에는 더 많은 의원들이 동참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개적인 집단행동이 오히려 이 전 총재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계의 좌장이자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무성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추천하는 등 화해 제스츄어를 통한 '조용한 해법'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부 중진들도 이들의 집단행동에 우려를 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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