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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기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타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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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기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타자편)

[베이스볼 Lab.] 부상과 슬럼프 딛고 부활할까

로마 정치가 세네카는 "불은 황금을 시험하고 역경은 강한 사람을 시험한다"고 했다. 귀한 황금이 뜨거운 불을 통해 정제되고 단련되듯이, 사람도 힘든 시기를 견디면서 더 강해지고 성숙해지는 법. 지난 시즌 부상과 슬럼프로 힘든 시기를 보낸 뒤, 2015년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메이저리그 스타들을 소개한다. 역경을 딛고 더 강해져서 돌아온 이 선수들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자. 먼저 타자 편이다.

데이비드 라이트(3루수, 뉴욕 메츠)

2014 성적: 134경기 .269/.324/.374 wRC+ 100 fWAR 1.9
통산 성적: 1508경기 .298/.377/.494 wRC+ 134 fWAR 52.0

‘약물의 시대’가 지나면서 30대 타자들의 파워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이 ‘자연의 섭리’는 뉴욕 메츠의 대들보 데이비드 라이트도 피해가지 못했다. 32세의 나이로 새로운 시즌을 맞게 되는 라이트는 아마도 다시는 3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작년 시즌 내내 고작 8개의 홈런을 친 라이트에게 찾아온 부진은 일반적인 자연의 섭리와는 조금은 다른데 원인이 있었다. 2012, 2013년에도 각각 fWAR 7.5, 6.0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될 만큼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라이트가 갑자기 부진에 빠진 이유는 바로 부상이었다.

ⓒCbl62

작년 라이트가 아팠던 부위를 하나하나 살피다 보면, ‘머리어깨무릎발’이라는 동요가 떠오를 정도다. 그중에서도 왼쪽 어깨 회전근 부상은 파워를 앗아가는데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한 라이트는 최근 스프링트레이닝을 100% 소화해도 괜찮다는 진단을 받았고, 스스로도 100%의 몸 상태를 자신하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라이트는 다시 MVP급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줄 만한 타자다. 라이트는 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라이트 본인도 자신의 가장 큰 적이 부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크리스 데이비스(1루수, 볼티모어 오리올스)

2014 성적: 127경기 .196/.300/.404 wRC+ 94 fWAR 0.5
통산 성적: 723경기 .253/.322/.493 wRC+ 115 fWAR 8.3

2013년 53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하고 MVP 투표 3위에 올랐던 크리스 데이비스. 그러나 지난해에는 타율이 1할대로 곤두박질했고, 금지약물 아데랄 복용이 적발되어 출장정지 처분을 당하기도 했다. 사실 데이비스가 ‘만개’했던 2013년에도 그의 결정적인 약점을 지적하며 2014년엔 2013년만큼의 성적을 내기는 힘들 거라 예상한 전문가들이 있었다. 데이비스의 약점은 바로 150km/h 이상의 빠른 공에 약하다는 것.

실제 지난 시즌 투수들은 데이비스를 상대로 너나없이 빠른 볼로 덤벼들었다. 덕분에 지난 시즌, 투수들의 패스트볼 구사율이 높았던 상위 30명의 타자 안에 데이비스도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홈런을 많이 치는 강타자에게는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줄이기 마련. 패스트볼 구사율 상위 30명의 타자 중 데이비스보다 많은 홈런(26개)을 때린 타자는 3명(마이크 트라웃, 저스틴 업튼, 아드리안 곤잘레스) 뿐이다. 그만큼 데이비스는 빠른 볼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약점이 있다 해도 이 정도로 급격하게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약점이 없는 타자는 없고, 투수들이 약점을 공략하지 않는 타자도 없는 법이다. 데이비스는 아직 노쇠화가 시작될 만큼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29세) 충분히 반등의 여지는 있다. 페어 지역으로 인플레이 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인 BABIP에서 데이비스는 통산 .320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242로 유독 낮았다. 라인드라이브 %는 24.6%로 통산(23.1%)에 비해 더 높았음을 감안하면, 크게 떨어진 BABIP 수치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높으면 페어 지역에 들어가는 타구의 안타 비율도 올라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크리스 데이비스가 적어도 작년보다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윌 마이어스(우익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14 성적: 87경기 .222/.294/.320 wRC+ 78 fWAR 0.1
통산 성적: 175경기 .258/.324/.400 wRC+ 105 fWAR 2.6

2013년 88경기에 출장해 .293/.354/.478 wRC+ 131 fWAR 2.4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신인왕에 올랐던(1위표 30장 중 23표) 윌 마이어스. 하지만 작년 성적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었다. 이에 2013년에는 마이어스를 아까워하는 캔자스시티 팬들의 통곡이 하늘을 찔렀지만(2012년 탬파베이로 트레이드), 지난해에는 캔자스시티의 월드시리즈 진출과 맞물려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 이름이 되고 말았다.

작년 마이어스가 부진했던 이유는 단순한 ‘2년 차 징크스’가 아니다. 마이어스는 5월 말 수비도중 팀 동료 데스먼드 제닝스와 충돌해 피로골절 부상을 입었다. 8월 말 팀에 돌아오긴 했지만, 부상 후유증 탓인지 좀처럼 루키 시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24세의 나이로 세 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을 맞는 마이어스는 이번 오프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데뷔 3년 만에 세 번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각오로 맞는 새로운 시즌이다. 샌디에이고의 홈구장 펫코 파크는 투수 친화구장으로 유명하지만, 펜스를 당기고 난 작년 시즌만 놓고 보면 탬파베이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적어도 작년의 처참한 성적을 재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4 파크팩터

트로피카나 필드 95 vs 펫코 파크 94

2014홈런 팩터

트로피카나 필드 95 vs 펫코 파크 96

프린스 필더(1루수, 텍사스 레인저스)

2014 성적: 42경기 .247/.360/.360 wRC+ 89 fWAR -0.3
통산 성적: 1364경기 .285/.388/.522 wRC+ 139 fWAR 27.3

앞서도 말했지만 30세가 넘어서 타자들의 파워가 줄어들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다. 31세 시즌을 맞게 되는 ‘왕자님’도 아마 다시는 40~50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홈런왕을 차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2011~2013년 전 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내구성만큼은 인정받았던 필더가 작년처럼 고작 42경기 출전에 그치는 일도 앞으로는 없을 것이다. 최근 필더가 목디스크 수술 완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필더의 성적이 2011년부터 이미 꾸준히 하락중(wRC+ 160->153->125)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작년보다는 나은 성적을 올릴만한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타자다. 작년 최악의 시즌을 보낸 필더가 팀 동료 추신수와 함께 2015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텍사스 레인저스는 에이스인 다르빗슈를 트레이드 하는 등 현재의 로스터를 해체하고 대대적인 리빌딩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도 올 시즌 프린스 필더의 성적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카를로스 곤잘레스(좌익수, 콜로라도 로키스)

2014 성적: 70경기 .238/.292/.431 wRC+ 83 fWAR -0.3
통산 성적: 761경기 .294/.351/.520 wRC+ 121 fWAR 19.0

작년 시즌 내내 왼쪽 무릎, 오른쪽 발목 부상과 함께했던 곤잘레스는 결국 8월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곤잘레스는 항상 ‘부상만 없다면’ MVP 후보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메이저리그 8년차가 되도록150경기 이상 출장한 적이 전무하며 13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도 고작 2시즌에 불과하다. 이런 곤잘레스에게 ‘부상 없이 풀시즌을 치른다면’이라는 if를 붙이는 것은 이제 잘못된 기대일지도 모른다.

곤잘레스가 잔 부상으로 어느 정도 결장하는 것은 이제 세금처럼 받아들이자.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도 않다. MLB.com의 리포트에 의하면 곤잘레스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쯤이나 되어서야 달리면서 방향 전환이 가능한 몸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단서들을 다 인정하더라도, 곤잘레스는 충분히 뛰어난 성적을 올릴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며 작년의 성적은 그 이름값에 걸맞지 않다. 나이도 29세로 아직 한 번에 ‘훅’ 가기엔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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