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 출시를 맞아 쌍용차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12일 방한하는 가운데,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은 13일로 예정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출시 행사 참석이 주된 목적이다. 하지만 이번 방한 일정 중 쌍용차노동조합(기업노조)과의 면담 계획도 있어, 이 자리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기업노조 김규한 위원장은 지난달 1일 마힌드라 회장과의 화상 회의에서 신차 발표회를 즈음해 그의 노조 방문 일정을 확인했고, 이 자리에서 투자 및 해고자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특히 기업노조는 13일 오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신차 발표회에 쌍용차 해고자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초청해, 해고자 복직 문제를 둘러싸고 노(勞)-노(勞)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힌디어로 마힌드라 회장에 편지…"우리와 대화 나눠 달라"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을 기점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로 평택공장 안 굴뚝 농성 31일차를 맞은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트위터를 통해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들과의 대화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창근 실장은 영어와 힌디어로 쓴 메시지에서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가 7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사랑하는 동료와 가족 스물여섯을 잃어야만 했다"며 "마주 앉아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고 싶다. 저희 사정을 들어 달라. 따뜻한 짜이(인도 차)를 마시며 아침 인사를 나누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 "인도 속담에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의 발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가 신고 있는 이 낡은 신발을 보고, 기회가 닿는다면 한 번 신어도 봐 달라. 그리고 우리와 대화를 나누어 달라"고 전했다.
지난 11일엔 영화배우 김의성 씨의 제안으로 "이창근, 김정욱이 만드는 티볼리를 타고 싶어요"라는 내용을 담은 1인 피켓 시위가 국내 100여 곳의 지하철역 등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에 따른 굴뚝 농성 해제를 기원하는 이른바 '역전의 용자' 1인 시위였다.
야당도 마힌드라 회장의 입국을 맞아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신차 출시를 앞두고 마힌드라 회장이 방한하는데, 이참에 복직 문제를 풀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을 통해 쌍용차 사태가 해결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6년 여를 끌고 있는 이 사태의 해결은 결국 쌍용차 사측의 결자해지로 가능하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쌍용차 해고자의 전원 원직·복직을 위한 마힌드라 회장과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 2013년 11월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법적인 결과에만 의지하지 않고 신뢰 형성이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큰 틀에서 내년 말까지 (해고자 복직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3일 오전 신차 설명회가 열리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앞에서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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