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교수는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정권에 대해 "대선 공약인 '100% 대한민국'은 포기한 지 오래"라면서 "골수 새누리당 지지자 35~40%의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7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연말에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은 박근혜 정권의 '통합진보당 죽이기'에 대해 재해석했다.
이명박 정권에 이은 박근혜 정권 2년 동안 "한국 범보수세력의 실력과 밑천이 다 드러났고 소진"된 상황에서 결국 정치적으로 가장 손쉬운 방법인 '지지자 결집'을 상황 타개책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점에서 조 교수는 박근혜식 '통치'의 가장 큰 문제가 "대한민국이라는 정치-사회 공동체가 깨지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집권 세력이 공동체를 깨뜨리고 있다. 국가를 양분해서 아군의 나라, 즉 자신들의 나라로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호모 사케르(Homo Sacer, 벌거벗은 생명), 수많은 버려진 인간들을 양산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든, 청년들이든, 호모 사케르에겐 희망을 주지 않는다. 과거 노예제 사회에서 왕이 노예에게 희망을 줬나. 채찍질만 했다. 현 집권 세력은 상당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을 포기했다."
집권 세력이 이처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야당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조 교수는 평가했다.
오는 2월 8일 있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에 대해 조 교수는 "지금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당 대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어떤 세력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분명히 표를 까는 셈"이라면서 "확인의 의미는 있겠지만 현재의 모습 그대로라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이기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구체적으로 '네트워크 정당'을 대안적 모델로 제안했다. 현재 야권에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 대권주자급 '스타 정치인'들은 많지만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스타에게 가려면 로켓 발사대에서 로켓을 쏴야 갈 수 있다. 그런데 스타에게 갈 로켓발사대도 없고 연료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로켓발사대라고 하면 구조와 조직의 문제고, 연료라고 하면 열정의 폭발이다. 야권 지지자들의 열정이 부족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정당이 시민들 마음의 불길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
* '단박 인터뷰'는 2015년 <프레시안>이 새롭게 연재하는 조합원과 독자 참여형 인터뷰입니다. 첫 번째 손님으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모셨습니다. 자세한 인터뷰는 곧 이어집니다. 조 교수가 추천한 '단박 인터뷰' 두 번째 주인공은 배우 김의성 씨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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