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업준비생입니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은 잠깐의 좋은 경험이 아니라 이미 생존방식이자 삶입니다. 이게 과연 우리의 무능 탓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열악한 아르바이트 처우 문제에 대해 "인생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방법이 없다", "젊어서 그런 고생을 하는 것도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관련기사 : 김무성 "열악한 알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라")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 조합원 10여 명은 김 대표의 말을 무책임한 발언으로 규정하고,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보영 씨는 "하루 8시간 5210원을 받고 일해도 다음 달 계획도 세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알바노동이 좋은 경험이라면 당신들이나 실컷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자 조윤 씨는 김 대표가 "악덕 업주가 아닌지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학비 벌랴 공부하랴 스펙쌓으랴 바빠 알바도 하기 쉽지 않은 세상인데 나쁜 사장을 가려내고 손님이 돈을 던지든 반말을 하든 설득하라고 한다"며 "나의 노동을 무시하고 나의 삶을 무시하는 김무성 대표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날 함께 집회에 나온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원망만 무성', '최저 받고 살아라', '노답(답이 없는) 김무성', '너땜에(너 때문에) 화가 나', '니가 알바해' 등 문구가 적힌 종이판을 들고 김 대표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알바노조는 "수많은 청년이 먹고 살려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이 어쩔 수 없고 방법이 없다고 하는 건 정치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확인하는 일"이라며 김 대표에게 즉각적인 사과와 아르바이트 노동자 처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같이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는 등 반발이 확산되자 김 대표는 이날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6일 타운홀 미팅에서 대학생과 나눴던 대화가 진의와 다른 오해를 받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 청년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고 공권력으로 다스려야 하며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더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라며 "그러나 그것이 오해든, 의도하지 않은 다른 의미였든 상처를 받은 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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