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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 최모 경위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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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 최모 경위 자살

새누리 "진영논리·정쟁 안돼" vs 새정치 "철저·공정 수사"

청와대 내부 문건을 언론사와 기업 등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최모 경위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장 상태나 여러 정황으로 미뤄보면 자살로 추정된다. 검찰이 '정윤회 비선 의혹' 규명이라는 '몸통'보다, 해당 내용을 담은 문건을 누가 유출했나 하는 '곁가지'에 더 힘을 쏟는다는 비판이 나오던 가운데여서 강압 수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최 경위는 13일 오후 2시 30분경 자신의 이천 고향집 주변 도로에 세워진 자기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으며, 시신의 손목에는 자해 흔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경위는 휴가 중이던 전날 오전 9시쯤 집에서 나갔고 같은날 오후 친형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경위는 형과의 통화에서 "억울하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차 안에서는 최 경위의 노트북 컴퓨터와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유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최 경위, 검찰 수사 왜 받고 있었나

최 경위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정보관리부 정보1과) 소속으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근무했던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칠 때 들고 나와 정보분실에 보관해 오던 청와대 내부 문서를 동료인 한모 경위와 함께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박 경정이 보관해 오던 청와대 문건들은 이른바 'VIP 측근(정윤회) 동향' 등 100여 건이었다.

검찰은 이들 2명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형법 127조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였고, 지난 3일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9일 이들을 체포해 심문해 왔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11일 오후 법원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이들은 12일 새벽 풀려났다. 최 경위는 석방 후 휴가계를 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 등 추가 범죄혐의 소명을 준비해 다음 주 중 재차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는 최 경위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 경위의 사망 소식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어떤 강압행위나 위법한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들 2명 외에도 한화S&C에서 대관(對官) 업무를 해온 진모 차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본건'인 정윤회 씨의 비선 실세 의혹(청와대 공무원들에 의한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서는 제보자로 알려진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자택을 압수수색했었다. 검찰의 명예훼손 수사는 박 전 청장이 '찌라시'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박관천 경정에게 말했고, 박 경정을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올렸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관련기사 : 국정농단, '찌라시' 결론 수순밟기) 검찰 수사가 청와대 '가이드 라인' 안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 반응, 여야 따라 미묘하게 엇갈려

앞서 '정윤회 비선 실세 논란'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명명하는 등 (☞관련기사 : 새누리당 친박계, 정윤회 논란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비선 실세 의혹 규명보다 문건 유출 경로에 더 관심을 보여 온 새누리당은 최 경위의 사망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정치권은 진영논리에 빠져 정쟁을 일삼을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 경위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발표한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은 청와대 문서 유출과 관련된 사건을 철저하면서도 신속히 수사해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거의 실시간으로 '정쟁'을 경계하는 논평을 낸 것은 이 사건이 가지는 정치적 민감성을 말해준다는 평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최 경위 자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라고 해 온도차를 보였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트위터에 "청와대 비서실의 권력 암투가 경찰관의 자살로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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