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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푸는 김부겸, 문재인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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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몸 푸는 김부겸, 문재인 대항마?

"다른 선수들 경기장 입장하면 저도 입장 정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당대표를 뽑을 2.8 전당대회가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 등 '빅 3'의 대결은 이미 정해진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당권구도 경쟁에서 변수가 될 당내 비주류 측의 움직임에 시선이 모인다. 비주류를 대표할 기수 역할을 누가 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 내외에서는 김부겸, 박영선 등 이름이 나온다.

김부겸 전 의원(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11일 오후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기자들을 만나 당권 도전 관련 질문을 받고 "다른 분들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저 혼자 '한다', '안 한다' 해도 뜬금없다"며 "선수들이 속속 경기장에 입장하면 저도 어떻게든 (입장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점심을 들며 "(문·정·박 비대위원에게) 17일에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이 언급한 '선수 입장'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관련내용 : 기사 뒷부분 박스 참조)

김 전 의원은 "(출마를) 한다면 준비되는 대로 곧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주변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전날 박영선 전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이 다른 토론회 자리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나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한 이후 나오는 '연대설(說)'에 대해 묻자 "시작하는 마당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수는 없다"며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평자포럼' 주최 토론회에서도 "정치, 정당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특히 "집권 보수세력에 비해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자만은 얼마나 모자라는 판단인가"라고 야당의 현 주소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전략도 없고 토대도 약한 새정치연합이 서야 할 자리가 갑갑하다"며 "일부 의원이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고 활동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당이) 그만한 계급적·계층적 균열 위에 서 있지 못하고 있고 우리 당도 지역주의 수혜자"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적 무관심과 실망이 큰 것은 우리조차 처절한 문제의식, 야당성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며 "근본적 제도의 모순을 알면서 그 떡고물에 길들여진 게 아닌가, 확 뜯어고칠 자신이 없으면 안정적 2위로 만족하는 그런 바람직하지 못한 기풍 있는게 아닌가 반성한다"고도 했다.

김부겸-박영선 연대설 왜?

김 전 의원에게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의 연대설 관련 질문이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 전날 박 전 원내대표는 한국정치리더십센터 주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김 전 의원과 마주앉은 자리에서, 지난 9월 당시 후임 비대위원장으로 그를 영입하려 한 일화를 소개하거나 당내 계파주의 비판에 대해 거의 흡사한 논조의 비판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의 차가운 눈을 실감하고 있다"며 "국민이 야당에 기대하지 않는 것은 계파 문제 때문이다. 어느 순간 파벌이 돼 그룹의 이익을 공유하면 거의 조폭 같은 계파가 된다"고 하자, 박 전 원내대표 역시 맞장구를 치며 "계파 문제는 2012년 총선 공천 때부터 불거진 것이다. 2012년 총선 실패의 후유증이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한 것. 김 전 의원도 박 전 원내대표에 대해 "당을 살려보려 하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 본인도 잠재적 당권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오픈 프라이머리 관련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이른바 '이학수 법' 관련 토론회를 연다. 그와 가까운 한 측근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라며 "문재인 대 비(非)문재인 구도가 되면 해볼 만하다. 이길 가능성이 있어야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박지원 비대위원이 비노(非盧)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느냐"며 "그러나 박영선은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때는 현 주류와 가까웠던 박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당내 비주류 쪽에서는 대부분 이번 전당대회를 '문재인 대 비 문재인' 구도로 보고 있다. '비 문재인'의 자리를 차지해 문 의원과 사실상 맞대결을 펼칠 주자가 김부겸이냐, 박영선이냐, 박지원이냐 정도의 차이인 셈이다.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의원이 486 그룹의 대표 선수로 출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문 의원 본인은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이런 가운데 비주류의 대표 격이었던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현안에 대해 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수백만 시민이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를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위협"이라고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지난 9일 중도성향 '콩나물 모임'에 참석하는 한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공동 토론회도 연다. 김 전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맡는 등 그와 가까운 의원들로 구성된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역시 오는 12일 '새정치연합의 정치·조직노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연 경제 관련 토론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초이노믹스'는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고 장기적·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정규직 정리해고 요건 완화에 대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정부와 기업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분담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이 주관한 토론회에는 김 전 대표와 김영환, 주승용, 노웅래, 김관영, 문병호, 최원식 의원 등 비노 측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안 두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할지 눈길이 가는 이유다.

문희상 "비대위원 3인, 17일 일괄 사표"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11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당권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비대위원의 비대위원직 사퇴 시점에 대해 "17일에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 위원장은 "후임자를 이미 정했다"며 "인사는 17일 당일에 할 것"이라고 했다.
문 위원장은 '호남 신당'등 신당설에 대해 "현실성이 있든 없든 집권 못하면 소용 없다"며 "제3세력이 나와 국민 지지 받아서 쫙 올라가는 것은 최대치가 안철수(현상)인데 그것도 안 됐잖나"라고 하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문·정·박 비대위원에 대해 "셋이 싸우지 말고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며 "옛날 3김이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을 때 처음엔 다 구상유취라고 비웃었지만 결국 됐지 않나"라고 하기도 했다.

한편 문 위원장은 '정윤회 비선 실세 의혹'을 다룰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해 "상상 이상의 것이 나온다", "한 방이 있다"고 예고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는 "똑 부러지는 게 아니면 대통령은 (증언대에) 세우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터무니 없는 것은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되고, 망신주기 위해 불러서도 안 되지만 안 나오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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