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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무원들과 연금개정 토론 30분만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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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무원들과 연금개정 토론 30분만에 파행

"사회적 합의체 구성 입장 밝히라" 요구에 김무성 "답변할 수 없다" 하자…

새누리당과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지도부와의 대화가 시작한 지 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공투본 측이 연금개정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답변할 수 없다"고 했고, 이에 공투본 측이 격앙된 상태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것.

새누리당과 공투본 측은 7일 오후 4시부터 국회 새누리당 대표 측에서 면담을 시작했다. 김 대표가 악수를 청했지만 공투본 측은 "악수는 나갈 때 하자"며 거부하는 등 시작부터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날 새누리당이 면담을 앞두고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투본 지도부가 대화의 진정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오성택 공투본 위원장은 "김 대표가 '공무원들에게 맞아죽는 한이 있어도 하겠다', '끝장토론 하겠다', '연내처리 하겠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이 간다"며 의자에 앉지도 않은 상태로 서서 "첫째, 사회적 합의 기구를 구성할 의지가 있는지, 둘째, '연내 처리' 방침을 철회할 의사가 있는지, 셋째, 법안 철회 의사가 있는지 3가지에 대해 명확히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연내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를 봐야 할 문제니 날짜를 못박을 수 없는 것"이라면서 "국회선진화법이 있지 않나. 야당이 반대하면 연내 처리가 안 된다. 연내 처리를 제 입으로 못박은 바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다만 "가능하면 빨리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잇는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 자신이 대표발의한 공무원연금 법안을 철회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법안 발의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철회는…"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철회라기보다, 법안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느냐'고 질문이 바뀌자 "물론이다"라고 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수정 여지 있느냐(고 하는데), 원안대로 통과되는 법은 숫자가 많지 않다. 더 치밀하고 합리적인 법안 있으면 받아들이기 위해 공청회도 하고 이 자리도 만든 것 아니냐"고 거들었다.

그러나 사회적 협의체 구성 문제에 대해서는 '하겠다'는 답이 끝내 나오지 않았고, 공투본 지도부는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사회적 협의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거듭된 요구에 김 대표가 "국회법 절차대로 가야 한다. 이건 안행위 소관 법안이니 안행위에서 여야 간에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신중하고 엄중하게 걸러야겠다'는 필요성이 느껴진다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저한테 개인 입장에서 '협의기구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해 달라 하면 답변할 수 없다"고 한 직후였다.

앞서 주 의장도 김 대표와 비슷한 취지에서 "사회적 합의기구를 꾸릴 것이냐 말 것이냐는 법안을 논의할 상임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지만,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확답하라는 것은 대표라도 혼자 결정할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했었다.

오 위원장은 김 대표가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하자마자 "이 자리에서 답을 못 주시면 더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행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제가 상임위 간사로서 얘기드리겠다"고 잡으려 했지만 이들은 "일어나. 일어나", "새누리당 홍보해주러 왔어?" 라며 나가 버렸다.

金 "표현 잘못됐다면 그건 유감"…나중엔 "일방적으로 말씀하고 이런 분위기는…" 발끈

김 대표는 공투본 지도부가 '맞아 죽을 각오로', '끝장토론' 등 자신이 한 말에 대해 격분한 모습을 보이자 "오해"라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으나, 막판에는 면담 상대방의 태도를 지적하며 말싸움으로 번졌다. 김 대표는 '끝장토론'이라는 표현에 대해 "언론에 보도되는 거 다 믿으면 안 된다"며 "여러분 얘기를 시간 제한 두지 않고 충분히 듣겠다는 게 '끝장'이라고 자극적으로 표현된 것 같은데 전혀 그런 게 아니다. 무슨 말씀을 해도 다 들어보겠다는 열린 자세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오해를 풀어 달라"며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또 '맞아 죽을 각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정당이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냐. 선거에 지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잘못하면 선거에 질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고서라도 미래 세대에 부채를 넘겨주면 안 된다는 절박감, 역사적 사명(의 표현)"이었다며 "충정을 이해하시고 표현이 잘못됐다면 그건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지도부가 7일 국회에서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면담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있다. 뒤쪽에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을 만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그러나 김 대표는 공투본 지도부가 계속해서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화를 해야지 답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대화가…"라며 "사회적 합의기구가 쌍방향 대화를 해서 서로 이해하고 토론하기 위해 만드는 것인데, 오늘처럼 일방적으로 말씀하시고 이야기를 막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합의기구가 얼마나 효과를 내겠나 의문"이라고 공박하기도 했다.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인 박명재 의원도 김 대표의 사회적 협의체 구성 관련 입장을 묻는 공투본 집행부에게 "누구보다 여러분 고통을 잘 안다"고 설득을 시도했으나 바로 "저희가 미사여구를 듣자고 하는 게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오자 "미사여구라니, 이런 정도 예의도 없이 어떻게 이야기가 되나"라며 감정이 상한 듯한 모습을 비쳤다.

격앙된 상태로 회의장을 나온 공투본 집행부도 기자들 앞에서 "'맞아 죽을 각오로'라니, 100만 공무원·교원이 언제 조직폭력배로 둔갑했는가?"라며 "새누리당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무원·교원을 혈세 축내는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폭력을 자행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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