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정부에 대해 선체 인양을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실종자 수색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계획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진도 팽목항에서 100여일 만에 다시 희생자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여서 관심을 모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자 수색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이 이미 약속한 바와 같이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이 최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며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인양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어떤 조직·계획·일정·근거를 가지고 진행할 것인지 명확히 밝히고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같은 요구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정부는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최후 1인의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 등을 중단하지 않을 것'을 천명했으나, 최근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인양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진도에서는 102일 만에 새로이 희생자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세월호 실종자 시신 102일 만에 발견)
가대위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지난 5월 저희 가족들과 만나 가족들의 여한이 남지 않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셨고 언제든지 저희 가족들을 만나주시겠다고 하셨다"며 "저희 가족들은 이 약속을 믿고 청운동에서 2달이 넘게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내일 대통령님이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방문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든지 만나주시겠다고 약속했던 저희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가대위는 "최근 세월호 참사에 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가 있었으나 그 부실함으로 인해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관련 "기존 여야합의 틀을 후퇴시키거나 위원장 선출, 상임위원 업무 배분, 피해자 의사결정 방식 등에 대한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시킬 수 있는 부당한 논의를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낮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날인 29일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연다. 가대위는 "양당 모두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규명을 원하고 꺼리길 것이 없다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며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검후보군 추천에 가족참여를 확실하게 보장하여야 할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한편 가대위는 "오늘 오전 2학년 5반 인태범 군의 아버지 인병선 님께서 아들 태범 군과 함께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되셨다"며 "참사 이후 극심한 슬픔과 고통을 주체하지 못하셨던 인병선 님은 7월 말 담도암 판정을 받으신 후 항암치료 등을 받았으나 의료진의 예상과 달리 급격히 악화되어 결국 일어나지 못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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