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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KBS 이사장 "김구, 대한민국 공로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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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KBS 이사장 "김구, 대한민국 공로자 아냐"

"일부 언론의 공격 보고 이사장직 수락 결심"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입길에 오른 이인호(78)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이 22일 "내 역사관은 편협하지 않다"며 이후에도 KBS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외부 역사 강연 또한 계속할 것을 시사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편향된 역사관과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으로서의 적절성 문제를 야당 의원들이 거론하자 이 같이 반응했다.

그는 "역사학은 나의 본 영역이고 역사 강의는 내 본업이다"라며 "역사학자로 산다고 해서 이사장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따지기도 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 또한 "이 이사장의 역사관은 절대 다수가 공감하고 지지하는 것"이라며 "이사장 직을 수행하며 강연을 계속할 권리가 있다"고 편들었다.

"김구 선생은 독립 반대한 인물…대한민국 공로자 아니야"

'편협하지 않다'는 주장에도, 김 이사장은 이날 또한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자질 논란을 가열시켰다.

그는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독립을 반대한 분이기에 대한민국 공로자로서 그를 거론하는 게 옳지 않다"며 "상해 임시정부(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정부로 평가받지 못했고 우리가 독립국가 국민이 된 것은 1948년 8월 15일 이후"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구, 김규식 등의 임시정부계 독립운동 세력이 반대했던 것은 독립이 아니라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이 주도한 단독 정부 수립이었다.

이 이사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 수립 선포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만들고 이로써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 지도자'로 미화하려는 국내 뉴라이트계 주장으로 직결된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7년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공동준비위원장을 역임하던 때에도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끝나야 할 분이다. 살아 생전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한 사람을 어떻게 대한민국과 결부시킬 수 있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지난달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최한 '우리 역사 바로보기-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 강연회에선 해방 직후 있었던 친일파 청산 추진에 대해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고, 지난 6월엔 TV조선 <시사기획 판>에 출연해 문창극 당시 국무총리 내정자의 "강연을 보고 감동받았다. 낙마한다면 저는 이 나라를 떠날 때라고 강하게 느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지난달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우리 역사 바로보기-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인호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 ⓒ최민희 의원실 제공

"일부 언론의 공격 보고 이사장직 수락 결심"

이날 국정감사에선 이 이사장의 임명 과정에 대한 절차적 하자 논란도 재차 불거졌다. 통상 KBS 이사장은 공모를 통해 방송통신위원장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나, 이 이사장의 경우엔 공모 절차 없이 정해져 '임명 무효' 논란이 일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이사장으로 내정됐다는 기사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며 "마음의 결정을 못 내리다 일부 언론에서 나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하는 걸 보고 '이건 내가 해야 되겠다' 하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한 경우엔 '망언 제조기'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며, 이는 일부 언론이 자신의 말을 "잘못 연결시켜 정확하게 하지 않고, 일부 지식인과 대한민국에 대해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80년 가까이 살아온 경험과 연구한 사료, 국내외 역사 상식을 종합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사학과를 다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소련 18세기 사상사'란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1950~6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냉전 분위기가 한창이던 때였다.

한편, 이날 KBS 국정감사는 당초 예정됐던 국회가 아닌 KBS 사옥에서 이례적으로 진행됐다. 이는 2004년 이후 10년 만에 벌어진 일로, 미방위 여야 간사가 이 이사장의 참고인 출석을 위해 장소를 옮기기로 전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에나 국감장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오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례가 드문 편의에도 (오전부터) 출석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이인호 KBS 이사장, 관용차 사적으로 이용"

이인호 KBS 이사장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달 23일 열린 전경련 주최 강연은 KBS 공식 업무가 아니었음에도 관용차를 사용했다는 것.

이 이사장은 '전경련 강연이 KBS 이사장으로서의 공식 업무였느냐'는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단 점을 일부 인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주말에도 썼느냐. 주말에는 쓰면 안 된다'는 최 의원 말에 주말에도 썼다고 답하며 "그렇게(쓰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국감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이사장이 관용차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달 11일 이후 하루도 빼지 않고 16일간 차량을 이용했고 이 중에는 휴일과 전경련 강연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임명 후 공식 KBS 이사회는 두 차례에 불과했고 이사회 간담회는 고작 한 차례 열린 상황에서 KBS가 제출한 관용차의 총 운행거리는 1211킬로미터라며 "KBS는 관용차 상세 이용 내역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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