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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털사와 '핫라인' 통해 실시간 '검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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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털사와 '핫라인' 통해 실시간 '검열' 계획

대통령 '모독' 발언 있고 이틀 뒤 비공개 '대책회의'

검찰이 안전행정부 등 정부 부처,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온라인에서 특정 단어를 '실시간 감시 및 적발' 하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뒤에 열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대검찰청이 지난달 18일 연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단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 자료를 12일 공개했다. 이 자료들은 검찰이 당일 언론에 공개한 보도자료에는 모두 빠져있던 내용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전행정부·방송통신위원회·경찰청·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정부 부처 및 기관과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스·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중앙지검 첨단범죄 2부장은 '사이버 유언비어·명예훼손 상시점검 방안'이란 제목의 회의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서 검찰은 포털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포털사로 하여금 직접 삭제를 하게끔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에서 해당 글의 명예훼손·모욕 여부 등 법리 판단을 신속히 해 포털사에 삭제 요청"을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글을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이다. 이 마저도 정해진 내부 심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사 기관의 '즉시 삭제 요청'은 '초법적 발상'이란 지적이 가능한 이유다.

검찰은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검찰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고 유언비어·명예훼손 범죄에 대한 실시간 정보와 관련 자료(를 포털사와) 공유"하겠다며 "인터넷범죄수사센터에서 운용 중인 '인터넷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논제와 관련된 특정 단어를 입력·검색하여 실시간 적발, 증거 수집"하거나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 수가 급증'하는 등 이상 직후가 포착되면 조기에 유언비어·명예훼손 사범(을) 적발"하겠다고도 했다.

▲ 12일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검찰의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단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 비공개 자료의 일부.


'대통령 말씀' 있고 이틀 뒤 열린 회의…"사이버 공안정국 도래"

검찰은 이 같은 수사 방침의 배경으로,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모독이 도를 넘었다"고 발언한 것을 직접 인용해 내세우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가 이날 회의에서 배포한 '허위사실 유포 사범 실태 및 대응 방안'이란 제목의 자료를 보면, 검찰은 "근거없는 의혹과 루머로 국론 분열,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한편,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으로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에 대한 침해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9.16 국무회의 대통령 말씀"을 강조하고 있다.

자료를 공개한 서 의원은 "명예훼손 처벌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를 사전에 막아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며 "그것도 특정 검색어를 가지고 실시간 모니터링해 처벌하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사법부임을 포기하고 정권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또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범정부적 포털압박 '온라인 공안시대'가 도래하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를 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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