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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대중 납치사건, 북한 소행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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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대중 납치사건, 북한 소행 의심"

"아버지 지시라는 기사 접하고 피가 거꾸로 솟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973년 8월 벌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에 대해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은)는 북한이 벌인 일이라고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한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과거사위)의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행된 일이 아니냐는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셈이다.

"가십성 기사 접하고 피가 거꾸로 솟아"

박 전 대표는 13일 공개된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 ⓒ프레시안

"김대중 납치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을 때, 아버지께서는 화난 목소리로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아주 못마땅해 하시던 것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때 아버지는 '북한이 한국 정부를 궁지에 몰려고 벌인 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이어 박 전 대표는 "하지만 소문은 진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아버지의 지시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면서 "이런 가십성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김대중 납치사건'은 1973년 8월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이 일본 도쿄의 그랜드팔레스 호텔에서 납치돼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가 닷새 만에 서울 자택 부근에서 풀려난 사건. 그러나 이 사건은 석달 뒤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와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가 회담을 열고 사건 종결에 합의해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공권력이 나를 납치했고 일본은 증거까지 확보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를 적당히 정치적으로 타협하고 있다. 양측 정부가 납치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신만이 살길이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한편 박 전 대표는 "나의 눈에 비친 아버지는 당신의 조국 대한민국 외에 사심은 결코 없었다"고 '박정희 예찬론'도 적극적이었다. 또한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회상을 인용해 박 전 대통령은 '로맨티스트', 닭살스러운 애처가'라고 표현하는 등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는 흔적도 역력했다.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 부장에 의해 사망한 당시의 정황도 기술했다. 박 전 대표는 "누가 내 등에 비수를 꽂는다 해도 그때만큼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 순간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면서 "무의식중에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는 말이 나왔다. 아버지의 죽음을 틈타 북한이 무력 침공을 감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사람들은 뚜렷한 신념 없이 권력을 쫒아 이쪽과 저쪽을 쉽게 오갔다. '유신만이 살 길'이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 때 무슨 힘이 있어 반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인생의 서글픔이 밀려 왔다"고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테러'로 시작해 '애국심'으로 마무리

"오른쪽 뺨에 날카로운 통증이 스쳤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자서전은 "한국인의 유별난 조국사랑, 그것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자산 중의 자산이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 유세과정에서 벌어진 '지충호 테러사건'으로 시작해 '애국심'으로 책을 마무리한 것.
▲ ⓒ프레시안

그는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15년을 사는 동안 나는 애국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비방과 소문이 무성할 때 어떤 이는 내게 한국을 떠나 사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내 나라, 내 땅이었다. 어디에 가서 산들 이 나라에서 사는 것만큼 당당하고 행복할까 싶었다. 괴롭고 힘들더라도 내 나라에 나의 인생과 뼈를 묻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사학법 개정 투쟁, 천막당사,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 등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이끌던 당시 벌어진 내용도 등장한다. 박 전 대표는 2005년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해 "나는 야당 대표로서 민생문제에 대해 항상 협조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어떤 주제가 나와도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대연정이었다"면서 "지금도 나는 그날 대통령의 진심을 민생으로 돌리도록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채 돌아온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수첩공주'라는 비판이 나쁘지 않았다"면서 "여당이 말하는 '공포의 수첩'은 옳다고 믿는 '소신의 수첩', '원칙의 수첩'인 셈이고 '수첩공주'는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말이 된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오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캠프 차원에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정몽준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도 초청돼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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