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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유가족, 피 토하고 쓰러져도 막을 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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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유가족, 피 토하고 쓰러져도 막을 힘 없어"

[현장] 광화문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26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02일째이자, 유가족이 광화문 광장과 국회 앞에서 단식한 지 13일째 되는 날이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의 목소리는 오랜 단식으로 갈라져 있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 2000여 명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김 위원장을 바라봤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우리 시간은 4월 16일 팽목항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100일이 아니라 1000일이 지나도 못 잊는다. 4월 16일 이전과 같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겪었던 그리움과 고통의 시간을 다른 사람은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차벽에 막혔을 때 손 흔들어준 국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며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명명백백 진실을 밝히자는데, (정부는) 무엇이 두려운가?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이 국회에서 처리될 때까지 끝까지 있겠다"고 말했다.

시민에게는 "가족들이 외롭지 않게 여름휴가에 함께 해달라"며 "광화문 광장에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단식하는 유가족 진료를 지원해 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최규진 씨는 "의사로서 지난 14일 유가족들이 단식하겠다고 할 때 말렸다. 가족들은 이미 수십 일째 단식한 사람처럼 몸이 불완전했다"며 "그런데도 자신들은 4월 16일부터 이미 죽은 몸이라 말릴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니나 다를까 3일째부터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며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유가족이 빗속에서 어지러워서 발이 꼬였고, 행진하다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차라리 그렇게 응급실이라도 실려가면 안도감을 느낀다"며 "정말 죽을 때까지 할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저는 가족분들을 말릴 힘이 없다. 여러분들이 동참해 달라"며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도 힘든 이분들이 단식하는 일이 없도록 이윤보다 생명이 앞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태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 운영위원장은 "여당은 진상규명위원회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을 피해자 보복권이라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이 책임자가 될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한 검사에게 기소권을 주면, 책임자에게 칼자루를 쥐여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안 주려면 제대로 했어야지, 정부와 여당은 대안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한다"며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발행한 지) 100일이 지났으니 경제를 살리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참사가 계속되는 사회가 아니라 안전 사회로 갈 것"이라며 "끝까지 가족들과 특별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에 놓은 촛불. ⓒ프레시안(김윤나영)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종로경찰서는 구호를 외치는 것은 불법이라며 통보한 뒤 해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강원도 태백시의 한 시민이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단식 중인 유가족에게 서명 용지를 전달하면서 마무리됐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대전에서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 6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8500명의 서명을 받았고, 태백시의 한 시민이 혼자 출퇴근길에 1180명 서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명 용지를 전달받은 유가족은 "특별법 제정에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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