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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당선시킨 박 대통령, 왜 말 뒤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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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당선시킨 박 대통령, 왜 말 뒤집나

[공개편지] 기초연금 뺏기는 빈곤 노인, 대통령께 편지 쓰다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빈곤 노인 기초연금 보장 연대'는 3일 '기초연금 혜택에서 제외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노인들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노인 3명이 작성한 편지들은 청와대 신문고, 국회의원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빈곤 노인 기초연금 보장 연대'는 앞으로도 릴레이 편지 쓰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프레시안>은 세 편지 중 한 통을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선진국은 못 되어도 노인 부양은 잘해야 하지 않습니까?

저는 현재 기초생활 수급자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할 때 노인들에게 20만 원씩 준다는 공약이 나와서 제 주변 노인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노인들이 이 공약을 믿고 박근혜 대통령 정말 많이 찍었습니다. 노인들이 당선시킨 사람입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다음엔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주변에 못 받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다들 후회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노령연금 받는 만큼 수급비에서 깎입니다. 지금 저는 20일에 38만 원 받고, 25일에 9만9000원 받고 그럽니다. 임대주택에 살아서 한 달에 5만2000원 월세 내고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먹습니다. 그런데도 48만 원으로 한 달을 사는 일이 참 턱도 없이 모자랍니다. 빠듯하게 한 달을 겨우겨우 삽니다. 밥을 해먹지 못해서 식대로 거의 다 사용하는데 복지관에 가서 먹으면 3500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복지관에 가서 밥을 먹을 때면 어떤 노인들을 이 3500원도 없어서 사정을 하고 먹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정말 속이 상합니다. 이 사람들은 보통 부양의무자가 있다고 탈락하는 사람들입니다.

▲ 이세원 씨. ⓒ빈곤사회연대

우리가 아무리 선진국이 못 되어도 노인들 부양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게 정치하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봅니다. 불쌍해서 볼 수 없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데 20만 원도 다 안 주고 수급자 노인들에게는 줬다가 뺏어버리고. 텔레비전에 외국 사람 도와주자는 광고 나오면 다들 욕합니다. 우리나라 노인들 정말 불쌍합니다.

복지부에서 기초연금 때문에 수급자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의료급여 2년간 주겠다고 한 것 봤습니다. 그것만 있으면 먹고 살 수 있습니까? 만약 나에게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 어떨까 생각했더니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대통령 앞에 가서 죽어도 시원찮지만 그건 못 하니까 동사무소라도 찾아가서 죽게 될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죽으면 떳떳하게 살다 가는 거겠지요. 노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주십시오.

당신들도 모두 늙을 것입니다. 불쌍한 노인들,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덜 힘들게 살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노인들을 도와주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것입니다.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도 기초연금(만큼의 생계 급여 <편집자>)을 지급하고, 수급자도 못 되는 노인들은 수급자로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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