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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세월호 국조 중단…유족들 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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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세월호 국조 중단…유족들 또 오열

김광진 발언 꼬투리…"사퇴 안하면 특위 활동 중단"

사흘째 접어든 세월호 국정조사가 파행을 맞았다.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의 '녹취록 왜곡'을 문제 삼으며, 해당 의원이 사퇴할 때까지 국정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해당 의원도 사과했고, 당 차원에서도 사과하겠다'며 조속한 국정조사 속개를 주장했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2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사고 녹취록에 전혀 없는 내용을 조작해서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회의에서 발표했다"며 "김 의원의 (특위위원)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그 전까지는 회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국조특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같은 녹취록을 받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게 왜곡·날조해 국민을 호도하고 정쟁으로 몰고 갔다"며 김 의원이 특위에서 빠지지 않으면 국정조사를 계속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해양경찰청 기관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김 의원은 청와대 측이 해경에 중계영상 화면을 정정해 보내 달라고 요구한 대목을 짚으며 "청와대에서는 (해경에) '다른 일 그만두고 계속 중계영상 화면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해경이 '요청해 보겠다'고 하니까 '대통령이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하라', '숫자 좀 지워서 보내라'고 끊임없이 (청와대가)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의원이 국정조사장에서 "대통령이 다른 화면을 좋아한다는 말이 녹취록 어디에 있느냐"며 "국회의원 자질이 없다.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려 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사과한다"고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청와대 관계자가 화면을 요구하면서 "VIP(대통령 지칭)도 그렇고…"라고 말한 부분은 자신이 말한 취지와 다르지 않다고 항변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가 2일 국회 국정조사 중단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 "야당이 날조했다 치자, 그게 가족들 나자빠지는 것보다 중요한가"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여당 위원들에 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김광진 의원이 사과했듯 저도 사과하겠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국정조사 재개"라고 했다. 김 의원은 "김광진 의원이 본인 발언 정정·사과를 안 한 것도 아닌데, 사과를 하니 (사퇴라는) 또다른 요구를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김현미 의원은 앞서 여당이 김광진 의원의 위원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오후 회의가 열리지 않게 되자, 기자들에게 "새누리당이 녹취록 기사를 막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새누리당은 녹음파일이 공개될 것이라 상상을 못 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너무 낱낱이 드러났으니, 이 문제가 중심이 돼서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충성심에서 (국정조사 중단사태가) 비롯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국정조사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조사 중단에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 방청석에서 참관하던 유족들은 "이해를 못 하겠다"며 "아까 (김광진 의원이) 사과했지 않느냐. 우리가 시간이 남아서 방청하는 게 아니다.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혀졌다. 심재철 특위 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의 요구에 국조 중단을 선언하고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요구한 데 대한 항의였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해경 기관보고를 현지에서 하지 않고 국회에서 하도록) 다 해줬으면 이것은 지켜줘야지"라며 "좋다. 야당이 잘못했다, 날조했다(치자). 그게 진도에 있는 가족들 나자빠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인가"라고 따져 몰었다. 유 대변인은 "국정조사를 끌고 나가야 할 의무는 국회의원에게 있는 것 아니냐"며 "국회의원이 국정조사를 볼모로 삼고 자기 주장 관철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형체도 못 알아보는 그 시신 올라오면 혹시나 내 새끼일까봐 희망을 가지고 뛰쳐 나가는데…"라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유 대변인은 "뭐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우리 500명 부모들 그냥 싹다 죽어 없어질까요? 그럼 문제 다 해결되고 시끄럽게 굴 사람들도 없지 않겠나"라고 말을 이었고, 현장에 있던 유가족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기관보고 3일째인 이날 국정조사는 정오를 넘겨 진행된 후 정회됐다가 오후 2시30분부터 속개될 예정이었으나, 여당 위원들이 김광진 의원이 특위에서 빠질 것을 요구하면서 참석하지 않자 심 위원장이 조사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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