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해경, 세월호 구조하며 "사진 찍게 바다 뛰어들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해경, 세월호 구조하며 "사진 찍게 바다 뛰어들라"

30일 광주지법 현장검증에서 구조자가 주장…파문 일 듯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 구조 당시 해경이 생존자에게 '구조하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바다로 뛰어들라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초기에 해경에 의해 구조된 전병삼(48) 씨는 30일 사고 현장검증을 위해 인천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구명보트로 옮겨 타려고 하는데 해경이 '구조하는 사진을 찍어야 하니 바다로 뛰어들라고 했다'"며 "(당시에는)다리만 뻗으면 보트로 올라 타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몰라 무시하고 옮겨 탔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선수가 다 가라앉기 전 해경에 전화를 걸어 '3·4층 객실에 승객들이 몰려 있으니 그 쪽 유리를 제거하라고 했지만 결국 무시했다"며 "보트에서 아이들이 유리를 깨기 위해 의자를 들고 내리치는 모습을 보며 너무 안타까웠다"고 애통해 했다.

▲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태운 호송차량이 현장검증을 위해 3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에 정박중인 세월호와 쌍둥이 배인 오하마나호에 들어서고 있다. ⓒ 신창원기자

이날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오전 12시15분쯤 인천항에 도착해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에 대한 현장 검증 시간을 가졌다.

현장 검증에는 재판부와 검사,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 5명과 세월호 측 변호인 8명, 피해자 측 가족 4명과 유가족 측 변호사 6명 등이 참석했다.

인천경찰청에서는 1개 중대 병력을 동원시켜 호송차량이 직접 오하마나호로 승선할 때와 재판부와 검사, 유가족 등이 탑승할 때만 선미의 트랩을 여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인천항만공사도 직원 20여 명을 파견해 현장 안내를 도왔고, 인천소방안전본부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19구급차 1대를 대기시켰다.

2시간40여 분 가량 이뤄진 현장검증에서 재판부는 세월호와 오하마나호가 구조가 다른 점이 있는 것을 감안하고 조타실, 기관실, 선원실, 객실, 대피장소와 내부 구명시설, 고박시설 등을 둘러보고 선박 구조와 선박 내 이동경로를 조사했다.

▲ 세월호 참사 발생 76일째인 30일 오후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가 인천항에서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현장검증을 위해 객실로 이동하고 있다.ⓒ 신창원기자

특히 세월호 침몰 초기에 조타실과 기관실에서 당시 피고인들의 상황과 조치, 조타실과 기관실 사이의 이동경로, 객실 구조와 객실과 대피장소 사이의 이동경로, 구조장비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현장검증에 참석했던 생존자 및 실종자 유가족 대표들과 이들의 변호를 맡은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T/F 법률지원단은 검증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먼저 탈출한 이준석 선장과 기관사 및 승무원들은 실종자와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 없이 변명하기에만 급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주민 변호사는 "현장검증에서 피고인들이 변명하기 급급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희생자에 대한 미안함은 느끼기 어려웠다"며 "조타실이 넓지도 않았고, 곳곳에 퇴선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장치가 있었음에도 '상황이 너무나 어려웠다', '기울어져서 너무나 어려웠다'는 말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타실에서 기관사들에게 먼저 올라오라고 지시 ▲승객들보다 기관사들이 먼저 빠져 나온 사실 ▲기관사들도 방송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대해 솔직히 시인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세월호 참사 발생 76일째인 30일 오후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가 인천항에서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에 대한 현장검증기일을 진행했다. 현장검증을 마친 광주지법 관계자들이 돌아가고 있다. ⓒ 신창원기자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종열 씨는 "피고인들 얘기를 들어봤는데, 먼저 현장검증에서 느낀 것은 '못한 게 아니라 안했다'는 거다. 우리 유가족들, 실종자 가족 등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으로 (검증에)임한 게 아니었다. 엄중하게 처벌해 주고, 조사과정도 엄격하게 끌고 나가 달라는 부탁을 검사와 판사들에게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곳곳에 퇴선 명령을 내릴 장치가 있어 '퇴선 명령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구조 초기 해경도 윙 브릿지에 올라왔을 당시 기적을 울려 탈출 명령을 내리기 충분한 상황이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정작 침몰 순간에 승객에게는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을 한 것에서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한 승무원들은 '자기들만 먼저 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분노했다.

단원고 유가족 측 대표로 참석한 최모씨는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여·야가 일정을 따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여당이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해야 하는데, 야당이 더 세월호 조사에 적극적이다. 유족들과의 소통도 야당쪽에서 더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책임론으로 볼 때 여당쪽이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며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이런 의심을 하고 있다. 여당의 소극적인 태도에 실종자 학부모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지법 재판부는 승객 구조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 등 15명의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 준비를 지난 24일 마무리하고 침몰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본격적인 공판 절차에 들어갔다.

프레시안=인천뉴스 교류기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