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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뻑 젖은", "후끈"…'낚시 기사' 없애는 방법?

[프레시안 조합원 교육]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 팀장

"'흠뻑 젖은 맨발의 여가수 영동대교에서 후끈', 무엇일까요? 기사 제목이다. 언론사가 대형 포털에 종속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다. 제목을 이렇게 달아야 클릭을 하게 되고, 클릭을 하게 되면 광고비가 들어오고, 광고비가 들어오면 기자 월급이 나간다.

기존의 체제에서 프레시안도 이런 고민들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협하자니 골치가 아파지고, 타협 안 하자니 배가 고프다. 기존 체제에서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언론사주의 기자 감시 체제, 정치, 경제 권력으로부터 휘둘리는 매체들, 이런 것들을 넘어서야 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 조합원과 독자들이 프레시안을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자본에 투항해야 살아남는 현재의 환경을 바꾸고 싶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이쿱 협동조합 지원센터 1층 교육장에서 열린 '프레시안을 여행하는 조합원을 위한 안내서'를 통해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 팀장은 이같이 말했다. 조합원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강연에서 이 팀장은 주식회사 프레시안의 '협동조합 전환 1년의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팀장 ⓒ프레시안(최형락)

"언론 균형이 무너진 사회, 자본의 감시 벗어나기 위한 선택"

프레시안 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 6월 1일 탄생했다. 지난 2001년 9월 창간한 프레시안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날이기도 하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성격에 대해 이 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여러 형태가 있다. 소비자 협동조합, 노동자 협동조합 등이 그것이다. 프레시안은 생산자, 소비자 조합의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이 만드는 조직이다. 협동조합창업지원센터의 첫 협동조합 전환 모델이 프레시안이었다. 경제 권력과 언론 사주에 의한 기자 감시에서, 조합원과 독자에 의한 기자 감시로 가자는 것이 취지였다. 생산자 중심, 소비자 중심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라 직원과 소비자의 다중이해관계자 모델이 바로 프레시안 협동조합이었다."

이 팀장은 결국 조합원들이 프레시안을 만드는 힘이라고 역설했다. 프레시안 조합원은 직원 조합원, 소비자 조합원 모두를 아우른다. 협동조합기본법과 프레시안 협동조합 정관 등에 따라 대의원을 선출하고, 이들이 '주인'이 돼 언론사 시스템을 운영하는 형태다.

ⓒ프레시안(최형락)
이 팀장은 "대의원총회 구성도 직원과 소비자가 함께 들어가 있다. 직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이 동수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생산자는 기사를 생산하고 소비자는 프레시안을 통해 할 수 있는 여러 자치 조직을 만들고, 더욱 풍성한 언론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언론 시장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한국 언론은 정치에 따라 바뀐다. 정권이 바뀌면 사장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면 언론사 논조가 바뀌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JTBC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권과는 관계가 없지만, 어찌됐든 사장 한명이 바뀌면서 논조가 사실상 바뀌게 된 사례다. JTBC의 사례는 역설적으로 우리 언론 지형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KBS, MBC의 '공영 방송' 투쟁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어느 쪽이든 한국 사회에서 언론은 흔들리기 쉬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 팀장은 "흔들리지 않는 언론"이 돼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팀장은 "다른 언론사도 대부분 마찬가지이지만, 프레시안에서도 임플란트 광고, 성인용품 광고, 부동산 광고, 사교육 광고를 볼 수 있다. 어느 언론사나 좋은 광고 싣고 싶다. 기왕이면 임플란트 광고보다는 신형 외제차 광고가 보기가 좋다. 기왕이면 성형외과 광고보다는 세련된 옷 광고가 더 보기 좋다. 그러나 그런 광고는 프레시안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조합원 1만 명 돌파시 혐오 광고를 삭제하기로 약속을 했다"며 "프레시안은 자본과 권력의 감시에서 벗어나, 기존 언론, 기득권 언론이 소홀히 하는, 그러나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물론 이같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뉴미디어 환경에 발맞추는 편집 혁신, 운영 혁신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새로운 조합원들에게 프레시안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은 지난 1년간 늘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고민을 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합원, 독자들에게 매력적인 프레시안을 만들 것"

이 팀장은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제도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 훈련 및 정보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등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규정한 협동조합의 7대 원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도 이것이다.

이 팀장은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배타적인 조직이다. 조합원이 생기면 조합원들끼리 이익을 공유한다. 그러나 7대 원칙에 보면, 사회와 호흡을 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가치로 돼 있다. 프레시안은 국정원 규탄 촛불 집회 당시 시민들과 함께 생방송을 진행했다. 조합원과 함께 하는 기사 쓰기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편집국 체제 개편을 통해 밀착형 콘텐츠 기획, SNS 등 조합원, 독자와 소통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프레시안 주식회사 창간 기념일이 9월 24일이다. 올해에는 프레시안 매체 탄생의 의미를 소비자 조합원들과 함께 새겨보고자 한다. 조합원들과 함께 협동조합 프레시안을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독립 언론'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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