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 결코 질 수 없는 싸움, 끝까지 함께하자."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가 길환영 해임제청안 표결을 연기하면서, KBS 양대 노조가 사상 첫 공동 파업에 나섰다. 29일 파업 출정식에 모인 양 노조 조합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싸우자"며 연대 투쟁을 다짐했다.
KBS 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일손을 놓은 데 이어 오후 KBS 신관 개념 광장에서 공동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가 길환영 해임제청안 표결을 연기하면서, KBS 양대 노조가 사상 첫 공동 파업에 나섰다. 29일 파업 출정식에 모인 양 노조 조합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싸우자"며 연대 투쟁을 다짐했다.
KBS 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일손을 놓은 데 이어 오후 KBS 신관 개념 광장에서 공동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KBS 노조 2500여 명, KBS 본부 1200여 명으로 총 3700여 명에 이른다. KBS 전 구성원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이날 출정식에는 양 노조에서 각 500여 명씩 1000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양 노조는 각기 다른 길을 걷던 두 노조가 한데 뭉쳤다는 데 의의를 뒀다. "두 노조를 똘똘 뭉치게 해줘 길환영 사장에게 오히려 감사하다"는 농담도 나왔다.
공동 파업인 만큼 출정식 행사에서도 양 노조가 역할을 사이좋게 나눠 맡았다. 사회도 각 노조에서 한 명씩 두 사람이 맡았고, 출정사 또한 각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 총 네 사람이 나란히 서서 밝혔다. 서로 달랐던 투쟁 구호도 "방송 독립 쟁취 투쟁, 결사 투쟁"으로 통일했다.
권오훈 KBS 본부 위원장은 "공동 파업이 가능할지 길환영 사장은 의심했겠지만 이렇게 공동 파업을 했다"며 "시작을 같이 했다. 끝도 반드시 승리해 우리가 원래 있던 KBS의 제자리로 함께 돌아가자"고 했다.
백용규 KBS 노조 위원장 역시 "잠깐 생각이 달랐지만, 이제 (두 노조가) 곧 합칠 것"이라며 "양대 노조와 협회, 보직 간부 등 KBS 모든 직원과 연대하고 같이 투쟁해 KBS를 바로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내급 조합원들도 연대를 강조했다. 38기 기자 직군인 이슬기 KBS 본부 조합원은 "5월 7일 반성문을 처음 썼을 때, 취재 기자는 새노조, 촬영기자는 1노조 소속이라 망설임이 있었지만 대화를 시작하자 망설임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38기에서 벽을 허무는 경험을 해서 감히 함께 투쟁하는 상상을 했고, 그런데 선배들이 오늘 현실로 만들어주었다"며 "양대 노조가 똘똘 뭉쳐 길환영을 몰아내자"고 말했다.
길 사장 퇴진 구호와 함께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어김없이 터져 나왔다. 38기 한 조합원은 "그 사람(길환영)이 사장 자리에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할 동안 우리는 뭐했느냐"며 "싸움을 시작했다. 이것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다. 그 싸움은 끝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38기 기수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향해 '미안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르는 한편, 영화 <레미제라블> 주제곡을 부르며 강고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양 노조는 아울러 이번 공동 파업이 '합법 파업'임을 강조했다. 언론사 파업 관련 변론을 주로 맡아온 신인수 변호사는 이 자리에 참석, 과거 판례를 되짚으며 공정 방송을 위해 시작한 이번 파업 또한 합법임을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방송법에서 방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누구든지 방송의 편성과 제작에 관여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는 단협에도 나온 내용이다. 여러분은 파업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KBS 방송 전면 파행…사측 "불법 파업, 징계 책임 각오해야"
이날 양대 노조 파업 선언으로, KBS 방송이 부분 파행에서 '전면 파행' 수준으로 확대됐다. 아나운서들 가운데 노조 소속 80여 명 전원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날 오전 TV 뉴스 프로그램들은 앵커가 모두 바뀐 채 단신 위주로 단축 방송됐다.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도 5분 이내로 단축 편성됐다.
정홍규 KBS 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이 같은 상황을 보고하며 "얼마 전 길환영 사장이 '뉴스를 멈추는 상황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우리도 똑같이 돌려드리겠다"며 "그러나, 길 사장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방송이 멈추는 상황을 감수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정권의 방송을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해 감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파업에 돌입한 양대 노조에 대해 사측은 "불법 파업"이라며 민형사상 징계를 예고하는 등 으름장을 놓았다.
KBS는 이날 오전 '노조 불법 파업에 대한 회사 입장'을 배포하고,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과 무관한 사장 퇴진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타협과 관용이 없음을 명확히 선언한다"면서 "사규 위반에 따른 징계 책임과 불법 행위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엄격히 적용할 것임을 다시 밝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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