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방부, MD편입 아니라고 하지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방부, MD편입 아니라고 하지만···

[정욱식 칼럼] 지록위마(指鹿爲馬) 국방부, 과적 화물 실리는 대한민국

정녕 대한민국호의 복원력을 읽게 할 수 있는 과적 화물이 실리게 되는 것일까?

나는 이미 박근혜 정부의 공식적인 해명과는 달리 한국이 미·일 동맹의 미사일 방어체제(MD)에 급속도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MD는 한국이 경제적, 안보적, 외교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대한민국호의 ‘과적 화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질주하는 한·미·일 MD, 복원력 잃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를 틈타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가 제대로 된 공론화와 검증도 없이 속력을 내고 있다. 3월 말부터 한 달 여간 '한미일 정상회담→한미일 3자 안보토의(DTT)→미·일, 한미 정상회담→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내정→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공식화'가 숨가쁘게 진행됐다. 단언컨대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이 바로 한미일 MD이다.

이에 더해 5월 22일 미 하원은 2015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는데, 여기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미 국방장관은 한미일 MD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법안 발효 뒤 6개월 안에 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 또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선 한미,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들 국방장관 회담의 최대 의제 역시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를 비롯한 MD 협력 강화이다.

▲ 군 당국이 지난해 10월 30일 공개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체계 요격도.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남한 지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보유한 조기경보위성이 열 감지에 의해 최초로 미사일을 탐지한다. ⓒ국방부=연합뉴스

국방부의 눈물겨운 선방

이 와중에 국방부는 눈물겨운 선방(?)을 하고 있다. 한국이 미·일 동맹의 MD에 편입되고 있는 것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는데, 요상한 논리를 앞세워 MD 참여 의혹을 방어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MD 편입을 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KAMD)라고 부르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건 한마디로 지록위마(指鹿爲馬)이다. 그 이유를 따져보자.

먼저 국방부는 MD와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둘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미국과 일본은 MD를 같이 하자고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인데, 한국은 아니라고 한다. 국방부 설명이 맞다면 미국과 일본이 5년째 한국을 꼬드기면서 정보 공유 협정을 갈망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3자 군사협정의 핵심 목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정보를 서로 나누자는 것이다. MD의 성패가 상대방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추적하는데 있는데, 이게 MD가 아니라면 도대체 뭔가?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의 설명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는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나 또 다른 나라에서 미국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대한민국 상공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북쪽, 그러니까 사할린 위쪽으로, 알래스카 쪽으로 북극에 가까이 넘어간다. 그것을 우리 대한민국 인근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전 세계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의 MD에 편입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이렇게 재구성해보자. '북한이나 또 다른 나라에서 일본 본토,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북극 인근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토 위나 그 인근을 지나간다. 그것을 우리 대한민국 인근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현재 한국에는 없지만 미국과 일본은 갖고 있다. 한국은 요격은 못하더라도 미사일 정보는 미국과 일본에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게 바로 MD 편입이다.'

SM-3는 없어도 SPY가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선 한국이 이지스함에 장착하는 SM-3 미사일을 도입해 요격까지 나서주면 '매우 감사한 일'이 된다. 당분간 이게 힘들다면 미사일 발사 정보라도 공유해주면 그것으로도 만족한다. 그 근거가 뭐냐고? 캐슬린 힉스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 부차관이 2012년 9월에 한 말이다.

"한국이 MD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꼭 능동적 방어나 요격 미사일을 이용한 적극적인 참여를 할 필요는 없다. 레이더망을 통해 기여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이지스함에는 SM-3는 없어도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SPY-1 레이더는 있다. 그리고 한국은 MD의 명시적인 상대인 북한과 잠재적인 대상인 중국과 가장 근접한 미국의 동맹국이다. 미·일 동맹은 바로 이걸 노리는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